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신비롭고 영롱한 음색의 전통악기 정도로 인식돼온 양금이 이토록 강렬하고 폭넓은 음악적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2026 아시아 양금축제는 그 질문에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답한 무대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무대는 ‘동양고주파’였다.
양금의 윤은화, 베이스 함민휘, 퍼커션 장도혁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동양고주파는 양금을 중심에 놓고 국악과 프로그레시브 록, 팝과 포크의 요소를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양금·베이스·퍼커션이라는 이례적인 편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리듬과 확장된 음향은 전통악기 양금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단숨에 뒤집었다.
양금 연주자이자 악기 개발자인 윤은화는 양금에 다양한 이펙트와 음향 효과를 접목해 전통적인 음색의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맑고 청명한 현의 울림이 어느 순간 거칠고 묵직한 사운드로 변하고, 베이스와 퍼커션이 합류하면서 작은 현악기가 거대한 밴드 사운드의 중심으로 확장된다.

특히 이날 동양고주파의 연주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 서서 양금이라는 악기의 가능성을 밀어붙이는 강렬한 리듬과 현대적인 음향을 선보였다.
이번 2026 아시아 양금축제는 한국양금협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가 후원한 행사로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 서울스퀘어에서 이틀간 열렸다.
첫날에는 씬, 중국의 화샤즈인, 베트남의 연쭈엔, 윤은화 뉴 프로젝트가 무대에 올라 각국의 양금과 전통음악, 창작음악을 소개했으며 둘째 날에는 한국양금협회와 판도라, 동양고주파가 공연을 이어갔다.
특히 한국양금협회는 여러 대의 양금이 어우러지는 합주를, 판도라는 양금과 국악을 바탕으로 한 창작무대를 선보이며 양금 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시아 양금축제는 2023년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양금협회는 2024년 서울에서 제17회 세계양금축제를 주관·주최하는 등 국제적인 양금 교류에도 힘을 쏟아왔다.
이번 축제 역시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국·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서로 다른 양금과 연주법을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연주자들이 음악을 나누며 교류하는 장으로 의미를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