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한인문화회관의 목요음악회 ‘모차르트 인 더 모닝’ 시리즈의 2021년 첫 콘서트가 오는 3월 11일 오전 11시 문화회관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된다.
이 온라인 음악회의 제목은 ‘윤동주의 시를 노래로 듣다’.
민족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 ‘새로운 길’, ‘바다’, ‘쉽게 씌여진 시’ 등에 노래를 붙인 작곡가 강한뫼의 가곡을 소프라노 박정화 이스턴일리노이음대 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소정 저드슨음대 교수가 연주한다.
다음은 음악회를 기획한 이소정 교수의 해설이다.
▶ 새로운 길
윤동주 시인은 1917년 만주 북간도의 명동촌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당시 명동촌은 만주 독립투사들의 근거지였고 그는 이러한 항일 운동의 요람에서 태어나 근대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뛰어난 소질을 보인 윤동주는 명동 소학교와 평양 숭실학교 등을 거쳐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다.
입학하던 해 1938년 봄, 그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 설레는 희망을 한 편의 시로 남겼다. ‘새로운 길’.
▶ 바다
윤동주는 소학교 시절부터 문학에의 재질이 남달랐다고 한다.
친구들과 모여서 문예지를 만들면서 문학소년의 꿈을 키워 나갔고, 특히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자신이 쓴 시에 처음으로 날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 ‘바다’는 1937년 9월에 완성했다고 쓰여 있다.
용정이라는 내륙지방에서 단지 바다를 상상하며 썼다고 하기에는 표현들이 너무도 생생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가 금강산과 원산 송도원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바다를 보고, 그 감동을 기록한 시라고 한다.
북간도에서 금강산까지 수학여행을 가서 원산 앞바다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보았으니 그 감동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다, 소나무, 해변의 아이들, 그리고 갈매기,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시인의 차오르는 마음을 표현한, 이 힘차고도 섬세한 시가 강한뫼 작곡가의 음악에 나타나 있다.

▶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학교에서의 생활은 문학적 창작력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무르익어가던 시절이었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윤동주는 더 깊은 문학공부를 위해1942년 일본으로의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1943년 7월,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모든 것을 압수당하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검거되어 징역 2년형을 언도받고 후쿠호카 형무소로 옮겨져 옥고를 치르다가 1945년 2월 16일 너무도 안타깝게 만 스물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암울한 시대에 태어나 문학적 재능을 더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이역만리 옥중에서 떠난 그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창작물은 일본으로 건너간 해에 썼던 시 다섯 편이다.
그 중의 한 편 ‘쉽게 쓰여진 시’의 첫 부분은 이렇다.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 육첩방은 남의 나라 /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 부끄러운 일이다.
1942년 6월 3일 완성하였다고 적혀 있는 이 시가 윤동주 시인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시가 되었고, 그 후 쓰여진 원고들은 일본 경찰에 의해 압수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 일본 다다미 방에서 나라를 빼앗긴 민족의 설움을 삼키며 눈물로 적어 내려갔을 결코 쉽지 않게 쓰여진 시이다.
▶ 서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시인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첫 장에 나오는 시이다.
이 시집은 윤동주 시인이 세상을 떠난 3년 후인 1948년에 출판되었는데 여기엔 의리와 우정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신이 쓴 한글시를 모아 시집으로 발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탄압을 피할 길이 없어 위험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결국은 계획을 포기하고 스스로 육필원고 세 부를 만들어 그 중 하나를 후배 정병욱에게 전해 주고 유학을 떠났다.
윤동주와 함께 하숙하며 선배인 윤동주를 존경하고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던 정병욱은 그 육필원고를 목숨과 같이 소중하게 보관하다가 1944년 일제의 징병에 끌려가면서 그 원고를 전라남도 광양의 시골집으로 가지고 갔다.
그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이 물건을 절대로 잃어버리거나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떠났다.
윤동주와 정병욱 (연세대학교윤동주기념관 제공)
그의 어머니는 일제의 눈을 피해 몰래 마루바닥을 뜯고 그 원고를 항아리 속에 지푸라기와 함께 넣어 보관하다가 해방을 맞아 아들이 극적으로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 돌려주었다.
정병욱은 그 육필원고를 가지고 동기생이었던 강처중과 윤동주의 동생 윤일주와 함께 유고시집을 출판함으로써 윤동주라는 시인을 세상에 알렸다.
사나이들의 깊은 우정이 낳은 열매요, 또한 아들과의 약속을 찰떡같이 지켜준 정병욱 어머니의 모정이 낳은 결실이 아닐 수 없다.
후에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를 지낸 정병욱 교수의 어머니가 위험을 무릅쓰고 마루 밑에 품었던 것은 단지 한 젊은이의 육필원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장차 대대손손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밝힐 한 줄기 등불이요, 그들의 양심을 비쳐줄 거울이었던 것이다.
순결한 영혼에 의해 쓰여진 순결한 영혼을 위한 ‘서시’가 강한뫼 작곡가가 창작한 노래로 새 옷을 입었다.

▶ 온라인 연주회 시청방법
박정화, 이소정 교수 연주의 음악회 ‘윤동주의 시를 노래로 듣다’는 박원정 뉴스매거진 PD의 영상제작으로 오는 3월 11일 오전 11시에 시카고한인문화회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무료 온라인 음악회이며 최초 공개 이후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다. 방송 채널은 유튜브에서 ‘Korean Cultural Center of Chicago’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리=뉴스매거진>
음악가 약력
소프라노 박정화 Julie Jungwha Park
이화여대 음대 졸업, 맨해튼 음대 석사, 럿트거스 대학교 음악박사, 독일과 이태리에서 디플로마, 이스턴 일리노이대학교 성악과 교수
피아니스트 이소정 Sojung Lee Hong
서울대 음대 및 대학원 졸업. 일리노이 대학교 음악박사. 저드슨 대학교 교수
작곡가 강한뫼 Han Moi Kang
영남대 작곡과 수석 졸업, 중앙음악콩쿠르 1위, 대구오페라하우스 주최 창작가곡제 대상, 세일한국가곡콩쿠르 작곡부문 2위, 2019년 이건음악회 아리랑 편곡 공모전 최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