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비드 포스터, 베티붑 뮤지컬로 '인생 3라운드' 장식

세계적 명성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포스터를 시카고의 CIBC 극장에서 만났다.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그룹 시카고, 셀린 디온,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센드, 마이클 부블레, 조시 그로반, 안드레아 보첼리 등 수 없이 많은 팝의 인기가수의 음반을 만든 장본인. 그래미상만 16차례나 수상한 히트 메이커다.

1949년생, 고희를 넘긴 팝의 대가가 사상 처음으로 뮤지컬 작곡에 도전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1930년대부터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만화 영화 ‘베티 붑’(Betty Boop)의 뮤지컬 판인 ‘Boop! The Betty Boop Musical’이다.

뮤지컬 언론 행사에서 데이비드 포스터가 주연 자스민 로저스와 넘버를 선보이고 있다

다음은 11월 19일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초연을 앞두고 가진 데이비드 포스터와의 인터뷰이다.

▶ 베티 붑 뮤지컬의 작곡을 맡은 감회는?

내가 베티 붑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붑이 나를 택했다. 과거에 뮤지컬과 관련해 계기가 없었는데 이번에 붑 제작진이 먼저 제안했기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시대가 베티를 대중에게 다시 보여주기에 적기라고 생각한다. 아이콘적인 베티는 여성적이고 똑똑하며 빛나는 캐릭터이다. 이 뮤지컬은 가족적인 분위기이며 베티는 우리에게 좋은 스승이자 롤 모델이 될 것이다.

▶ “인생의 제3라운드”라는 글을 읽었다.

그냥 지어낸 말이긴 하다. (웃음) 지금이 인생의 3번째 라운드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빌보드 톱 음악들을 하지 않으며 약 7년 전부터 음반을 만들지 않고 있다. 친한 친구인 트럼펫 연주가 크리스 보티의 음반을 제외하고 말이다. 나의 3번째 인생의 라운드는 새로운 것으로 가득 찼다. 아내와 함께 투어도 한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내가 잘 하는지 아직은 모르지만 최선을 기울이고 있다.

▶ 뮤지컬 음악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뮤지컬은 마치 영화 음악을 만드는 것과 흡사하다. 일종의 공동 작업자가 있는 셈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베티 붑처럼 이미 존재하는 무엇에서 영감을 받고 ‘공동 작업자’를 삼는 것이다. 또한 극의 씬이 요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 놀라운 작사가인 수잔 벌킨헤드가 가사적인 그림을 그린다면 나는 거기에 음악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베티 붑과 공동 작업자가 되는 것이다.

▶ 뮤지컬 작곡의 어려운 점은?

내가 총 책임자는 아니라는 것부터 쉽지 않다. 처음부터 감독인 제리 미첼의 비젼에 맞춰가야 했다. 이제 그의 시각을 온전히 다 알게 되었는데 참 놀라운 구상을 갖고 있다. 어려운 점은 많은 곡들을 작곡해야 한다는 것이다. 멋진 노래를 작곡했어도 극에 맞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수없이 반복을 해온 ‘작곡하고, 버리고, 또 재검토하는’ 과정이 내가 익숙한 작업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적응했고 궁극적으론 좋은 결과를 위한 길이란 것을 안다. 제리 미첼의 비젼이 살아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왜 음악을 작곡하는가?

매우 좋은 질문이다. 작곡은 내가 아는 전부이다. 나는 집을 지을 줄 모르고 의사가 되거나 변호사가 되어 승소할 줄도 모른다. 내 인생을 통틀어서 오직 음악만을 안다. 만약 음악을 내게서 떼어간다면 내 정체성은 무엇이 될지 간혹 생각한다. 나는 나의 많은 노래들을 통해서 내 존재를 확인한다. 아주 운이 좋았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10살 나이부터 내가 일생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되었다.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고 이렇게 멀리 올지도 알지 못했지만 나는 항상 음악만을 하고 싶었다. 내게 음악은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 같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 뮤지컬에 초대의 말을 한다면?

‘붑! 더 베티 붑 뮤지컬’은 건강한 가족극이다. 주연 자스민 에이미 로저스가 뛰어나며 제작진도 훌륭하다. 음악도 좋은 것 같다. (웃음) 밥 마틴의 극본과 제리 미첼의 연출이 놀랍다. 건강한 가족 뮤지컬의 요소를 풍부하게 갖춘 것으로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극이다.

한편 데이빗 포스터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아직 한국에 가보지 못했는데, 꼭 팬들을 만나고 싶다”며 “언젠가 한국에 가서 연주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빗 포스터가 음악을 맡은 ‘붑! 더 베티 붑 뮤지컬’은 오는 11월 19일 세계 초연을 시작으로 12월 24일까지 시카고 다운타운 소재 CIBC 극장에서 열린다.
티켓 정보: www.BroadwayInChicago.com

<뉴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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