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작소설 개츠비가 뮤지컬로 재탄생해 시카고를 찾아왔습니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상류사회 속 아메리칸 드림과 사랑의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전미 투어 뮤지컬은 한국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서 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제작자 신춘수는 한국에서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닥터지바고, 맨오브라만차, 일테노레 등으로 흥행을 이끌었으며,
브로드웨이에서도 드림걸즈, Holler If Ya Hear Me(2014), 닥터 지바고(2015) 등을 선보였습니다. 2024년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브로드웨이에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브로드웨이 개막과 동시에 주간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원 밀리언 클럽’에 진입, 20주 연속 유지했습니다. 또한 제68회 드라마데스크상에서 무대디자인상을, 제77회 토니상에서는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전 미국 투어를 진행중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시카고 공연이 열리는 캐딜락 팰러스 극장에서 주연 배우들을 만났습니다.
여주인공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는 지난해 한국 공연에서도 캐스트로 활약했습니다.
[센젤 아마디 – 저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프로듀서 신춘수가 미국 배우진을 한국에 데려와 한국 관객들을 위해 공연하자는 아이디어를 흔쾌히 추진해 주셨습니다. 전 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한다는 점이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매우 미국적인 고전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일 밤 공연을 했고, 무대 스크린에는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었습니다. 가끔은 웃음이 조금 늦게 터지기도 했는데, 아마 관객들이 농담을 즉시 이해하지 못하고 나중에 자막을 보고 이해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점을 조율해 가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하는 연기, 노래, 춤에 깊이 몰입했습니다. 예술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언어를 초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미국의 고전이 뮤지컬로 재탄생한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인 프로듀서가 제작하고 혼혈계 미국인이 주연을 맡는 등
다양한 배경의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입니다.
[센젤 아마디 – 저는 팀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트 역시 다양합니다. 물론 1920년대 설정에서 데이지가 저와 같은 인종일 수는 없었겠지만, 저희 팀은 그런 부분을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인종이나 민족을 넘어선 이야기이고, 본질적으로 계급과 돈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과 닮은 인물을 무대에서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라면서 무대에서 저와 닮은 사람들을 항상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일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연극·뮤지컬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의상상을 수상했습니다.
2014년 토니상 수상을 포함해 총 2회 수상 경력을 가진 한국계 캐나다인 린다 조가 의상을 디자인했습니다.
두 주연 배우에게 린다 조가 디자인한 의상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물었습니다.
[제이크 데이비드 스미스 – 이건 제가 ‘아트 데코 재킷’이라고 부르는 의상입니다. 이 재킷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과거가 저에게 따라잡아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재킷이 좋은 이유는 한정된 수량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원단은 상업적으로 판매되지 않으며, 존재하는 양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패턴과 재킷을 입을 수 있었던 사람은 매우 소수이고, 그들은 개츠비를 연기했거나 언더스터디였던 배우들입니다. 저 역시 그 그룹에 속해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이 저에게는 매우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센젤 아마디 – 이 드레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데이지의 의상입니다. 굉장히 무겁고,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드레스입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의상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 의상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드레스를 30초 동안 입고, 매 공연 마지막에 커튼콜에서 인사할 때 착용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하기 전부터 이 공연의 큰 팬이었고, 그래서 이 드레스를 입게 되는 순간이 가장 기대되고 설렜던 순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상징적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무대라는 형식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 심리와 관계의 역동성을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제이크 데이비드 스미스 – 그래서 공연을 보러 오는 많은 관객들은 이미 제이 개츠비가 누구인지, 혹은 그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기존의 인식을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 관객들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통해 관객은 무대 위에서 제이 개츠비와 단둘이 있는 순간을 경험하고 그의 내면의 생각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순간들에서 저는 그를 더 인간적이고 공감 가능한 인물로 만들려고 합니다. 5년 만에 데이지를 처음 만나기 전의 긴장감, 혹은 울프샤임이 그들의 거래를 두고 압박해 오는 상황에서 느끼는 위축감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더 취약한 순간들은 소설이나 영화처럼 닉의 시점으로 전달되는 구조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이 개츠비를 혼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장면들에서 제 해석과 감정을 개츠비에게 더하려고 합니다.]
뮤지컬에서 롤스 로이스는 캐릭터와 시대성을 동시에 상징하는 장치입니다. 톰 역의 윌과 함께 제가 시승해보기도 했습니다.
[윌 브래너 – 이것은 1920년형 롤스로이스입니다. 실제로 공연에서 개츠비의 자동차로 등장합니다. 이 차는 톰 뷰캐넌의 차가 아니라 개츠비의 차입니다. 초반에는 다른 차도 등장하지만, 개츠비가 이 차를 직접 운전하게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차량입니다. 이 시기는 미국에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로, 모델 T가 막 등장했고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나타나던 시기였습니다. 롤스로이스도 그 흐름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극에서 악역 톰을 맡은 윌은 캐릭터를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해 주목을 받습니다.
[윌 브래너 – 이 작품 작업은 소설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F. 스콧 피츠제럴드가 톰에 대해 묘사한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한 구절이 있는데, “그의 승마 부츠의 여성스러운 화려함은 그 거대한 힘을 감추지 못했다”라는 표현입니다. 저는 그 부분을 자주 참고합니다. 톰은 거칠고, 폭력적이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성격은 모두 원작 소설에 나와 있습니다. 영화의 여러 요소를 참고하면서 저 자신만의 톰 뷰캐넌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생명력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무대, 화려하고 호소력있는 음악, 브로드웨이와, 런던, 서울에서까지 대흥행을 기록한 글로벌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시카고에선 3일까지 공연합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