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조프리발레단의 한국인 무용수 정가연

시카고의 조프리발레단은 미국 3대 발레단의 하나로 손꼽힙니다.

고전 작품의 현대적 해석과 파격적인 안무, 또 첨단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시도로 세계가 주목하는 유명 발레단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 시즌 공연을 모두 취소한 발레단은 6개월간의 휴식기를 갖고 9월에 연습을 재개했습니다.

조프리발레단 스튜디오에서 만난 사람은 무용수 정가연. 2015년에 입단해 호두까기 인형의 주역 등 많은 역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인 발레리나입니다.

미국의 코로나 사태로 6개월간 한국으로 돌아가 공연활동과 연습을 쉬지 않았던 그는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습니다.

[정가연 – 6개월 만에 다시 발레단에 와서 진짜 감회가 새롭고, 시카고에 (9월) 3일에 와서 2주간 자가격리하고 지난 17일에 발레단에 다시 와서 연습을 시작하고 있는데 그래도 안전하게 모든 게 다 준비되어 있고 그래서 연습도 잘 하고 있어요.]

발레단은 무용수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규정을 정한 가운데 연습 및 모든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가연 – 와서 열체크하고 엘리베이터도 두 명 밖에 못타요. 또 통행길이 정해져 있는 게 시계 반대방향으로 절대 마주치면 안되고 무조건 마스크 착용해야 되고 그리고 저희는 ‘기어 스테이션’이라는 것이 있는데 각자 번호가 있어요. 탈의실도 쓰기가 어려우니까 일단 그쪽으로 가서 연습복으로 갈아입고… 그리고 저희 50명 정도 발레단 단원이 있는데 원래라면 다같이 리허설하고 연습하는데 이제 세 그룹으로 나눠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기 큰 스튜디오에서는 최고 10명까지 할 수 있어서 A 스튜디오에서는 10명, 세 그룹으로 나눠져 있지만 세 그룹 안에서도 세 그룹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스튜디오 B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같이 연결해서 하고 있어요. 한 그룹이 끝나면 다른 그룹이 올 수 있게 30분 동안 사이를 두고 그 다음에 시작하고 또 30분 동안 사이를 두고 시작하고… 정말 잘 준비해서 저희가 안전하게 연습하고…]

세계적인 명성의 조프리 발레단, 단원이 말하는 장점은 무엇일까? 정가연은 장점 중 하나로 수평적 구조를 꼽습니다.

[정가연 – 보통의 발레단은 코르 드 발레, 군무하는 사람은 따로 나뉘어져 있고 솔리스트, 주역 무용수, 세세하게 약간 피라미드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 발레단은 그런 게 없어요. 그냥 똑같은 발레단, 그러니까 아티스트, 댄서 이렇게 해서… 어떤 작품 하나 보고 ‘이 사람이 되게 잘하고 잘 어울릴 것 같다’하면 바로 기회를 줍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 오자마자 되게 많은 기회를 얻고…]

조프리 발레단은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한 현대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정가연은 발레단의 파격적인 시도를 좋아합니다.

[정가연 – 되게 새로운 시도를 또 많이 하고, 심지어 저희는 저스틴 펙이라는 뉴욕시티발레단에 있는 안무가의 작품을 했는데 포인트 슈즈를 신지도 않고 운동화를 신는 그런 댄스 발레도 하고, 정말 새롭게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 생각을 열어주고 있어요.]

입단 6년차인 정가연은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가연 – 제가 여기와서 정말 뿌듯하고 정말 잘왔다고 생각하는 건 수많은 세계적인 안무가와 같이 작업할 수 있고 또 그분들이 ‘정가연’ 제 이름을 불러주는 그게 참 묘한 것 같아요. 맨날 유튜브로 보던 분들을 제가 딱 만나고 그분들이 제 이름을 불러주는데 우와~ 감회가 진짜 새로워요.]

선화 예중, 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정가연은  유수의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조프리 발레단과 함께 하는 시간 가운데 그의 발레와 예술은 영급니다.

[정가연 – 연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많은 감정들이 되게 소중해요. 예를 들면 길가다가 나무를 봐도 내가 이것을 이런 감정을 넣어서 발레를 쳐봐도 되겠다하는 그런 아무 일상적인 데서나 영감을 받고, 여기 뒤의 시카고강만 바라봐도 이 고요함 그리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그런 대조적인 모습만 봐도 저는 그냥 좋아요. 그래서 어떻게해서든 춤이랑 연관을 시키고 싶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제가 발전 하는, ‘이게 점점 되어간다’, ‘캐릭터 설정이 되어간다’하는 걸 느꼈을 때 그냥 되게 뿌듯해요. (웃음) 그래서 발레를 계속하는 것 같아요.]

젊은 무용수 정가연, 앞으로 조프리 발레단에서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각별한 안전조치 가운데 조프리발레단의 연습은 재개되었지만 2021년 상반기까지의 모든 공연 일정은 취소됐습니다.

발레단은 대신 대신 ‘조프리 스튜디오 스리즈’와 ‘25 포 25’ 등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다른 각도로 세계 관객을 찾아갈 계획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joffrey.org)에서 볼 수 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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