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안나 네트렙코 시카고 리사이틀

시카고에서 안나 네트렙코는 매혹적으로 빛났다.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서 부제 ‘낮과 밤’으로 열린 리사이틀. 러시아 디자이너 비타즈의 꽃무늬가 그려진 흰 드레스에 꽃다발을 들고 등장한 네트렙코는 라흐마니노프의 세 곡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탄력 있는 리듬감과 수려한 보이스로 매혹적인 무대를 장식한 네트렙코는 유명 피아니스트 말콤 마티너우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다.

스트라우스의 ‘내일’ (Morgen)에서 바이올리니스트 Robert Hanford 와 마치 가슴 깊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연주로 심금을 울렸다.

세르팡티어의 오페라 루이제의 아리아 ‘그때부터’ (Depuis le jour)를 부를 때에는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고음을 섬세하고 매끄럽게 구사해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네트렙코는 ‘오페라의 여왕’, ‘21세기 최고 오페라 디바’라는 명성답게 리리코의 서정적이고 매끄러운 음색과 드라마티코의 폭넓은 감정표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관객의 마음을 강렬하게 흡입했다.

무대매너 또한 빛을 발했다. 반주자와 팔짱을 끼고 무대 등장과 퇴장을 장식했으며 듀엣을 부른 제니퍼 존슨 카노가 더 갈채를 받도록 배려하고 그가 완전히 퇴장할 때까지 스테이지 문을 바라보는 배려를 나타냈다. 모두가 무대를 퇴장할 때 페이지 터너까지 챙기는 모습은 그의 음악에 베인 품격과 콜래보래이션의 정신을 보여줬다.

안나 네트렙코는 이번 시카고 리사이틀에서 1시간 45분 동안 앙코르 2곡을 포함해 25곡을 열창했다. 오는 9일에는 뉴욕 카네기 홀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선다.

[프로그램]
RACHMANINOFF “Lilacs,” Op. 21, No. 5
RACHMANINOFF “Before my window,” Op. 26, No. 10
RACHMANINOFF “How fair this spot,” Op. 21, No. 7
RIMSKY-KORSAKOV “The lark sings louder,” Op. 43, No. 1
STRAUSS “Morgen!” Op. 27, No. 4
DEBUSSY “Il pleure dans mon coeur” from Ariettes oubliées, No. 2
CHARPENTIER “Depuis le jour” from Louise
TCHAIKOVSKY “It was in the early spring,” Op. 38, No. 2
TCHAIKOVSKY “Tell me, what in the shade of the branches,” Op. 57, No. 1
BRIDGE “Go not, happy day”
LEONCAVALLO “Mattinata”
TCHAIKOVSKY “It is evening” from The Queen of Spades
RIMSKY-KORSAKOV “The clouds begin to scatter,” Op. 42, No. 3
TCHAIKOVSKY “Frenzied nights,” Op. 60, No. 6
STRAUSS “Die Nacht,” Op. 10, No. 3
STRAUSS “Wiegenlied,” Op. 41, No. 1
STRAUSS “Ständchen,” Op. 17, No. 2
FAURÉ “Après un rêve,” Op. 7, No. 1
DVOŘÁK “When my old mother taught me to sing,” Op. 55, No. 4
RACHMANINOFF “The Dream,” Op. 38, No. 5
MOORE “Gold is a fine thing” from The Ballad of Baby Doe
OFFENBACH Barcarolle from Les contes d’Hoffmann
TCHAIKOVSKY “Whether day dawns,” Op. 47, No. 6

[앙코르]
ARDITI “Il Bacio”
STRUSS “Cäci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