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리릭오페라 데뷔, '다재다능' 한국계 호주 성악가 나수현(Gemma Nha)

– 9월 시카고 리릭오페라 ‘리골레토’서 데뷔
– 2023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 2014년 SBS ‘K팝스타 시즌4’서 열연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9.25 2:48pm

시카고 리릭오페라의 2024/25시즌 개막작 ‘리골레토’ 공연에서 한인 성악가가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인물은 바로 나수현(영어명: Gemma Nha)이다.

최근 줄리어드 음악대학원을 졸업하고 리릭오페라 산하 라이언오페라센터 영 아티스트로 발탁된 그는 쥐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시동(Page) 역을 맡고 있다.

19일 리릭오페라 하우스에서 뉴스매거진을 만난 나수현(24)은 “이런 대단한 오페라단에서 정말 유명한 성악가들과 함께 데뷔한 것이 영광이었고, 재밌었다. 시카고 관객들이 정말 따뜻하게 맞아줘서 특별했다”고 활짝 웃으면서 데뷔 소감을 밝혔다.

(참고: 시카고 리릭오페라 ‘리골레토’ 웹페이지: https://www.lyricopera.org/shows/upcoming/2024-25/rigoletto/)

나수현(좌) 시카고 리릭오페라 리골레토 커튼 콜 중 (사진: 리릭오페라 제공)

한국에서 출생하고 1세에 호주로 가족 이민을 간 호주 국적의 나수현, 그는 ‘한인으로서 한국어를 잘하라’는 부모의 교육철학을 본받아, ‘한인 2세’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한다.

호주 시드니음악원을 거쳐 오스트리아 비엔나시립음대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줄리어드음악원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그는 내년 5월까지 리릭오페라에 몸담게 된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 바리톤 조셉 림 등 유명 한국인 성악가들이 거쳐 간 오페라 가수 양성소인 라이언오페라센터 소속이다.

“1년 동안 많은 코칭을 받으며 다양한 배역을 연습한다. ‘리골레트’와 ‘피가로의 결혼’, ‘더 리스너스’를 포함한 다수 오페라의 배역을 받아서 A급 오페라 하우스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뉴스매거진과 인터뷰 중인 나수현

나수현은 실력파 신예 가수다. 그는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를 우승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그는 결선에서 토마의 오페라 ‘햄릿’ 중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Á vos jeux, mes amis)’ 부르며 우승의 영예를 차지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1위 결정 후 심사위원들은 “발성과 가사의 발음, 해석이 완벽하고 자신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줄 아는 가수다. 바로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 서도 환영받을 재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수현은 뉴스매거진에 “서울콩쿠르는 첫 참가한 국제경연대회였다. 결선까지 올라간 성악가들이 모두 매우 잘하는 분들이었다. 많이 긴장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우승발표가 났을 때 매우 놀랐다. 영광이며 매우 좋은 경험이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나수현의 서울국제음악콩쿠르 결선곡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엔 이 같이 답했다.
“다재다능한 면이 나의 강점이다. 오페라 공연을 하고 다음날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는 능력이랄까. 요즘 시대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공연자가 함께 하는 무대가 더 많은 오페라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내가 음악적이며 가사와 음악에 담겨있는 뉘앙스를 잘 끌어낸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합창단에 가입하며 음악활동을 시작한 나수현은 노래, 춤, 체조 등에서 다양한 장르를 접하며 예술적 함량을 키워갔다.

대중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4년 한국 SBS 방송의 ‘K팝스타 시즌 4’를 통해 수개월간 한국 TV방송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15세 고음소녀 나수현’으로 화제가 되었다.
(관련 기사: https://www.xportsnews.com/article/530060)

그는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앞서 2년 전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한 후, 재미와 경험을 위해 ‘K팝스타 시즌4’ 오디션을 통과해 경연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어릴 적에는 싱어 송 라이터가 꿈이었고 ‘퍼포밍’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비욘세와 머라이어 캐리, 디즈니 곡을 많이 들었고, 팝곡을 많이 불렀다. 가수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TV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앞으로의 길이 보다 명확하게 보여질 것 같아 도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K팝스타 중반에 탈락해서 많이 울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계기가 돼 뮤지컬을 공부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성악을 전공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 중>



3년 후인 2018년에는 호주 채널 9번 방송의 경연 프로그램 ‘더 보이스'(The Voice)에 출연해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불러 화제가 됐다. (방송영상 링크:https://youtu.be/EdYgBb5sKD0?si=cG5jFWPfVXchTYGZ)

K팝 스타 탈락 후 나수현은 맥도날드 칼리지 예술고등학교에서 뮤지컬을 공부하고 대학부터는 성악을 전공했다. 비엔나 유학시절 ‘헨델과 그레텔’, ‘돈 지오반니’ 등 오페라에 출연했으며 뮤지컬 ‘왕과 나’에서도 열연한 바 있다.

나수현 (출처: 아티스트 홈페이지)

한인 클래시컬 성악가로서는 매우 독특한 이력이다. 그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은 공연자로서의 확장성을 부여한다.

“나의 음악과 공연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현재 목표이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어디에서든지 공연을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다. 모국인 한국과 호주에서 리사이틀을 열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나수현이 출연하는 시카고 리릭오페라의 시즌 개막작 ‘리골레토’는 내달 6일까지 리릭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다.

이어 나수현은 동 오페라단에서 11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바바리나 역), 내년 3월 마졸리의 ‘더 리스너스’ (제스 역, 에쉴리 커버), 4월 ‘떠오르는 샛별 콘서트’에 각각 출연한다.

나수현(Gemma Nha) 공식 플랫폼
– 웹사이트: https://www.gemmanha.com
–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GemmaNha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_gemmanha

주요 공연 일정 (출처: 나수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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