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재외국민 알림에 소홀한 시카고총영사관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15일(한국 시간) 한국과 미국 켄터키주의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 소식은 수많은 한국발 보도를 통해 타전됐다.
약정이 발효되는 오는 22일부터 한국 운전면허증(제1,2종)을 소지한 합법적 미국 체류자는 별도 시험 없이 켄터키주의 운전면허(Class D)로 교환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재외국민 1만2천명이 거주하는 켄터키주의 운전면허증 약정 체결 소식은 해당 지역 거주·체류자에게 매우 중요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시카고총영사관(총영사 김정한)의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해당 내용은 매우 찾기 어렵게 되어 있었다.
켄터키주 운전면허 정보는 메뉴 3개를 거쳐 PDF 문서를 다운로드해서 한참 스크롤 해야 내용을 알 수 있다. 오하이오주 운전면허 소식(3월)은 별도 공지물로 명확하게 게시됐으나 켄터키주 사안은 해당 문건을 다운로드해야 알수 있다.
총영사관 측은 왜 한국 발표보다 늦은 오늘(17일)에서야 해당 사실을 한 포괄적 게시물 파일 속에 담아 슬쩍 올린 것인가? 강조할 만한 중요한 소식이 아닌가? 아니면 관할 지역인 켄터키주와 관련한 이 같은 중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한국에선 외교부가 아닌 경찰청에서 발표했다. 총영사관에는 경찰영사가 주재하고 있다.)
또한 시카고총영사관의 ‘공지사항’ 게시판에는 지난 3월 오하이오주 운전면허 교환 공지는 있지만 켄터키주 소식은 아예 없다.
더욱이 한-켄터키 운전면허 상호인정 소식이 한국언론을 통해 타전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총영사관은 지역 동포들과 가장 가깝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동포 언론에도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을 그 누구보다 발 빠르게 전하며 재외동포의 편익을 도모하는 것이 재외공관 영사의 직무가 아닌가.
시카고총영사관의 소통 문제 및 허술한 홈페이지 관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총영사 및 공관의 활동을 전하는 ‘공관 주요 활동사항’ 페이지는 무려 두 달 반 전의 업데이트에서 멈춰있다. 지난 4월 29일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 행사가 마지막이다. 근 3개월 동안 김정한 시카고총영사가 무엇을 했는지 대한민국 국민들과 재외동포들은 알 길이 없다.
동포행사 때마다 김인수 동포영사가 전화기로 총영사를 촬영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막상 총영사의 활동 사항은 2개월 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미국 13개 주에서 영사·외교 활동을 벌이는 공관에 대한 재외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처사이다.
김정한 총영사 활동과 관련한 의문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되고, 해당 내용이 언론에까지 실렸지만 시카고총영사관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총영사가 병가를 낸 것인가’, ‘총영사 가족과 모 영사 가족이 함께 휴가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닌가’ 등 여러 루머가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돌았다.
일각에선 담당 직원이 공관장에 부정적 사감을 갖고 있어 업데이트를 안 하는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시카고총영사관 홈페이지 관리부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카고총영사관의 ‘중서부 소식’ 게시판은 2022년 5월 26일 게시물에 멈춰있다. 게시판을 만들어 놓고 무려 2년 2개월 동안 아무 소식도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놀랍다.
‘시카고 소식’ 게시판은 2023년 5월 16일 ‘시카고 시장 선거 결과 및 취임식’이 마지막 게시물이다. 14개월 전의 소식이다. 주재 도시의 소식과 동향을 알리는 일조차 1년 넘게 유기한 것이 시카고총영사관의 현주소다.
해외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시카고총영사관 홈페이지를 찾은 재외국민이 이를 보고 무엇을 느낄까? 과연 ‘첨단 IT 정보 강국’의 위상을 느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나라의 녹을 먹는 ‘공복’으로서 주권자인 국민을 섬긴다는 인상을 받을까?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시카고총영사관이 알림에 이렇게 나태하고 소홀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정한 시카고총영사는 2023년 초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동포사회의 편익 증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1세기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수단인 인터넷 홈페이지 알림조차 이 같이 해이하게 하면서 어떻게 편리와 유익함을 도모하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필자는 2000년 조영재 총영사 시절부터 시카고총영사관을 취재했다. 시카고총영사관이 수년째 이토록 홈페이지 관리 및 재외국민 알림에 소홀한 것은 처음 본다.
아울러 총영사관이 최근 언론과의 소통에도 소홀해 언론계에서 부정적 평가는 계속 되고 있다.
대략 3년 임기의 영사들…동포사회에서는 벌써 차기에 대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뉴스매거진은 ‘한 시카고총영사관 영사의 직무태도 논란’, ‘시카고총영사관의 국경일 리셉션의 문제점’ 등 주제로 사설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