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 트럼프, 석 달 빨리 격돌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이 예년보다 석 달 빨리 열렸다.
오늘(27일) 애틀란타 CNN 스튜디오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였다. 양측의 합의 따라 관중은 없었고, 후보자 발언 시 상대의 마이크는 꺼지도록 했다.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이민, 기후변화, 외교,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격돌했다.
첫 주제인 경제 이슈에서 바이든은 “트럼프가 나에게 무엇을 남겨줬는지를 봐야 한다.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갖고 있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었다”고 반박한 후 “바이든이 잘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중이 없는 자리에서 1시간 반 동안 열띤 토론 속에서 서로의 재임 성과에 대한 강한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만든 유일한 일자리는 불법 이민자를 위한 일자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회복된 일자리뿐이었습니다. 그는 일을 잘하지 못했어요.”라고 비난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부유층에게 보상을 제공했죠.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감세 조치로 2조 달러의 재정 적자를 만들었는데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큰 규모”라고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관련해 트럼프는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대서양이 있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게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낙태권과 관련해 바이든은 재선되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낙태는 각 주가 판단해야 할 이슈라고 강조하면서 강간, 불륜, 임신부 보호 등에 따른 예외적인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불법 이민과 관련해 트럼프는 “바이든은 국경을 개방하면서 교도소 출신, 정신 병원 출신, 테러리스트가 미국으로 넘어오도록 나라를 개방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40%나 줄었다”면서 “그가 백악관을 떠났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반박했다.
최근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으로 유죄평결을 받은 트럼프는 “포르노 배우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발언하며 “바이든은 퇴임하자마자 그가 저지른 모든 일로 중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바이든은 “트럼프는 부인이 임신한 상태에서 밤에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가졌다”며 “길고양이의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막말과 끼어들기를 일삼았던 4년 전보다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유와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바이든은 빨리 말하거나 말을 더듬는 순간이 많았다. 거기에 쉰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그의 고령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토론 주관 방송사인 CNN의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토론회 시청자 토론회가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14%는 선택을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고, 5%가 선택을 바꾸었다고 답했다.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