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마라토너 유재준, 7대륙 마라톤 완주 ‘세계 최고령 기록’

박원정 PD
입력: 2024.6.3 9:23pm

시카고의 91세 마라토너 유재준 씨가 2일 브라질 리우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세계 7대륙 마라톤 완주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리우 마라톤을 4시간 33분 3초에 완주한 유 씨는 “계획이 이뤄져서 기쁘다. 마음이 늙지 않으면 몸의 쇠약을 늦출 수 있다”며 뉴스매거진에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유 씨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극, 남미에서 열린 마라톤을 완주해 ‘7대륙 마라톤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유 씨에 따르면 세계 최고령 7대륙 완주자 기록이다. 세계에서 7대륙을 완주한 마라토너는 약 4백여 명 뿐이다.

최고령(당시 86세) 세계 6대 마라톤(보스톤, 뉴욕, 시카고, 베를린, 도쿄, 런던) 완주 기록에 이어 7대륙 마라톤 완주 기록의 영예를 안은 것.

리우 마라톤 완주 후 (사진: 유재준 씨 제공)

유 씨는 리우 마라톤 출전 7일 전 가진 시카고한인문화회관의 오랄 히스토리 인터뷰(촬영 박원정 PD)에서 “인간의 힘, 그 능력의 한계점이 마라톤 풀코스라고 생각한다. 마라톤은 26.2 마일인데 20마일쯤 가면 기운이 빠지며 소진된다. 마지막 6마일은 내 자신의 극심한 의지로 지탱해 간다. 그래서 마라톤을 끝내고 나면 성취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옆에서 응원하는 사람들과 집에서 응원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힘이 생긴다”는 유 씨는 “마라톤은 힘들게 완주하고 나면 또 생각이 난다. 참 이상한 매력을 가졌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유재준

놀라운 사실은 유 씨가 70세에 마라톤에 입문했다는 것.

건강을 위한 의사의 권유로 걷기 운동을 시작하다 달리기로 강도를 높였고 식생활 변화를 수반해 점차 마라톤에 빠져들었다.

80세에 첫 마라톤인 시카고 마라톤을 완주한 유 씨는 자신감을 얻어 베를린 마라톤에 출전했고 6년 안에 세계 6대 마라톤을 모두 완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달리기에 재능이 있는지 몰랐다. 너무 늦게 발견했다. 이 재능을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내 신체와 마음이 허락할 때까지 마라톤을 하는 게 목표다.”

올해 91세인 유재준 씨는 충청북도 청주 출생이며 학사 경찰로 지서 주임을 지내다 1965년 서독 파견 광부가 되어 한국을 떠났다. 수년 후 도미해 조립공장 청소업을 거쳐 10여년 간 세탁소를 7개까지 운영했다. 건축사업도 했으며,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아 중국 선교사로도 활동했다.

유재준 씨의 인터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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