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 소송한 시카고시장, 뭐라 말했나?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3.8.24 7:21pm

시카고시가 오늘(24일) 자동차 제조사 기아와 현대차를 상대로 쿡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쿡카운티 법원은 기업에 불리한 판례가 미국에서 가장 많기로 유명하다.

시카고시장실이 뉴스매거진에 공개한 소장에서 시카고시 측은 “피고 측이 자동차 업계의 표준인 도난방지기술 적용을 여러 모델에 대해 포기했다. 그 결함이 발견되자 전선을 연결해 차 시동을 거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기아와 현대 자동차에 대한 도난사건은 기록적인 비율로 급증해 난폭운전과 자동차 사고, 폭력 피해자 발생, 재산 손괴가 폭주했다”고 명시했다.

원고 측인 시카고시는 “기아∙현대차는 이 심각한 결함을 쉽게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이미 대부분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10년 전부터 엔진 이모빌라이저의 도난방지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브랜든 존슨 신임 시카고 시장(47, 민주)은 “차량도난을 당한 시카고 시민들이 심히 불안정하다. 특히 선택의 폭이 좁은 중∙저소득층 노동자의 통근과 가족부양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시장은 “기본적인 도난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기아∙현대차의 순전한 과실 방치이다. 그 결과 시카고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범죄가 급증하며 심지어 눈앞에서도 절도가 펼쳐졌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시에 따르면 2022년 초반 5백여 건이었던 관련 도난사건이 같은 해 하반기에는 8,350건까지 급증했다. 이 중 절반이 기아∙현대차 모델이다.

기아∙현대차는 2011~2019년 미국 판매 모델 중 약 9백만대가 절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도난 장치 및 푸쉬 버튼 시동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저가형 보급형 모델이 해당한다. 현재 해당 차량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 미주법인은 도난 방지장치가 없는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에 2억 달러를 내놨다. 일부 업그레이드가 불가한 차량 소유주에게는 최대 3백달러까지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핫-와이어’ 합선으로 시동을 거는 부분

시카고시의 메리 라차드슨 로우리 법무고문은 “시카고가 피고의 불법적인 수행의 대가를 부담하고 있다”며 “재산 손괴는 물론 법 집행 공권력을 다른 곳으로 쓰게 하며, 예방할 수 있는 공공안전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카고시는 기아∙현대차 관련 도난방지기술에 대한 이슈가 있을 경우 시의 소비자보호 당국에 연락을 취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consumerprotection@cityofchicago.org)

한편 지난 6월에는 뉴욕시가 두 회사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시카고와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

시카고시의 고소장 첫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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