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 평통, 누구를 간부로 뽑나?

| 강일한, 진안순, 애니 챈 등 간부 내정은 사실 무근
| 김종갑, 서진화, 김왕기, 김길영 중 누가 시카고평통 회장 되나?
| 석동현 사무처장 “통합의 리더쉽 찾는다”

박원정 PD | neomusica@hotamail.com
입력: 2023.7.7 7:34pm

대한민국 대통령 직속 헌법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5일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모 인터넷 매체의 민주평통 해외 간부위원 인선과 관련한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 표명이 골자였다.

뉴욕에 소재지를 둔 해당 매체는 4일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에 강일한 전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미주 운영위원에 진안순 전 시카고한인회장과 애니 첸 한미동맹재단USA회장이 내정되었고,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린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이에 민주평통 사무처는 “기사에 거론된 내용과 거명된 인사는 자천 또는 타천으로 접수되어 현재 검토하고 있는 후보들 중 일부일 뿐이며, 해당 인사가 기사내용과 같은 직책에 내정이 되었거나 이른바 가닥이 잡힌 사실이 없다”고 밝히며 “대통령실에 재가를 받기 위해 공문서를 보낸 사실도 없으며, 그럴 단계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관련자료: 민주평통의 7월 5일 보도자료

해당 기사에 언급된 진안순 씨는 시카고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진 씨는 시카고의 대규모 뷰티서플라이 업체 지니 뷰티를 세운 진태훈 회장이 작고한 후 이어서 회사를 운영해왔다.

한인사회에 ‘깜짝 등장’해 제15, 16기 시카고평통회장을 지냈다. 경선을 통해 당선된 시카고한인회장 때는 임기를 시작한지 7개월 만에 제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출사표를 던져 한인사회에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럴 거면 도대체 왜 한인회장이 되었냐”고 질타를 받았다.

이번 평통의 미주 운영위원 후보로 거론 되는 78세(1945년 생)의 진 씨를 이후 시카고 평통 행사에서 봉사하거나 자리를 빛내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또한 아쉽게도 그는 통합의 리더쉽을 나타내지 않았다.

누가 민주평통 시카고지역협의회 회장이 될 것인지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복수의 평통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김종갑, 서진화, 김왕기, 김길영 씨 등 4명 인사가 민주평통 시카고지역협의회장 후보로 압축돼 검토되고 있다.

김종갑 씨는 제30대 시카고한인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시카고포럼과 독도동해지키기세계본부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척추신경 전문의로 활동했던 서진화 씨는 시카고한인전문직여성협회 회장과 세계한민족여성재단의 이사장을 지냈다.

기독교 문화 사역을 표방하던 김왕기 씨는 윈티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시카고한국일보를 인수했다. 언론사 대표다.

김길영 씨는 제27대 시카고한인회장을 지낸 후 차기 선거와 관련해 10년 이상 소송전에 빠진 바 있다. 오래 전 미주총연 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 네 사람 가운데 평통회장을 뽑아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인들은 이 네 인사의 면모와 사회 기여도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복수는 자신이 회장이 되고 싶어하는 시카고평통에서 봉사하기는커녕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또 시카고 한인단체 봉사활동도 미비하게 하고 있다. 놀랍다.

한국을 자주 드나들며 여러 인맥을 동원해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며 자신을 평통회장으로 뽑아달라고 끊임없이 로비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부정청탁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적잖다.

직업의 특성상 평통회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한 인물도 있다.

그런가하면 꾸준하게 동포사회 봉사와 단체 활동, 차세대 사업을 이어온 단체장도 있다.

이 4 사람이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어떤 리더쉽을 발휘하며 활동을 해왔는지 여부는 뉴스매거진을 비롯한 시카고 한인 언론매체들의 기사를 검색하면 쉽게 나타난다. 지역 언론이 그들의 활동과 역량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제21기 평통 위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위촉하는 자문위원들이다. 대통령의 통일정책을 자문‧건의하고, 통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확산할 인사들을 발굴·위촉하는데 인선의 초점을 두고 있다.

석동현 평통 사무처장 지난 4월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모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희생하는 평통 위원들을 잘 아우러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리더쉽을 찾는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에 통합적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평통회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람이 현재 4명의 후보 중에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왜 평통회장이 되고싶어 할까? 만약 평통회장이 된다면 평통과 동포사회가 평화통일과 공공외교에 한걸음 더 나아갈까? 아니면 개인의 명예로 그칠 것인가.

소식통에 따르면 앞으로 1주일 내에 시카고 평통회장이 결정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4명의 인사가 아닌 다른 인물이 선택될 수도 있다. 발표 전까지는 모를 일이다.

과거 미주 지역 평통회장 인선에 정치권 뇌물과 인맥이 깊게 작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평통의 회의론과 무용론 또한 오랫동안 대두되었던 이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시절 평통을 없애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었다.

시카고 한인들은 민주평통 사무처가 인맥과 로비활동으로 인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봉사와 사회기여의 역량, 리더쉽으로 평가해 뽑을 것인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평통의 인선은 평통의 가치와 효용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인터뷰 영상]
‘이런 사람이 평통 회장 되어야’ |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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