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카고 조프리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시카고 조프리 발레단의 인기 연말 공연인 ‘호두까기 인형’이 3일 개막, 27일까지 총 25회 열립니다.
다음은 개막 공연에 대한 외부 기고입니다
– 이성재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 상주예술가, 전 국악방송PD
시빅 오페라 하우스에 열리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은 고품격 클래식 발레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발레와 클래식 음악이라는 전통과 프로젝트 빔을 사용한 현대적 무대 연출은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처음에는 전통적 양식의 발레극이 진행되는데 무대 연출 보다 배우들의 잘 짜인 연기와 동선이 눈에 들어왔다. 배우들의 손짓 하나, 몸짓 하나가 숙련된 연기의 아우라를 보여주었다.
중반 이후부터 눈이 흩날리는 연출부터 시작하여, 프로젝트 빔, 무대 전환 등은 배우들이 하는 연기와 몸짓과 조화롭게 연결되어 관객들에게 몰입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눈이 즐거웠다면, 귀는 황홀했다. 요즘 우리는 어떤 공연장을 가든, 증폭기(마이크) 소리를 늘 들을 수밖에 없다. 연주자의 기량보다 음향 엔지니어의 운영능력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호두까기 인형 공연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공연이다. 왜냐하면, 극장이 마이크가 없어도 잘 증폭되어 들릴 수 있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조화로운 음악의 발레를 보고 있으면 귀가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공연을 감상하길 추천해 본다.
– 장효희 안성시청 주무관
발레 공연은 처음이었기에 기대를 가득 안고 시빅 오페라 하우스로 들어섰다. 시카고의 칼바람을 맞아 정신이 없었지만 로비에 세워진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나를 반겨주는 듯 반짝이고 있었고,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따뜻하게 들려왔다.
낮 2시 공연이어서 그런지 예쁘게 옷을 차려입은 아이들과 함께 관람 온 부모님들이 많았고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 시작했다.
무대의 막이 오르고 가슴을 가득 채워주는 오케스트라의 정교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배경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발레리나들의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들과 재밌는 무대 연출 덕분에 대사 한마디 없이도 단 한순간도 지겹지 않았고 오히려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더 웅장하게 들려왔고, 발레리나들의 연기와 아름다운 무대 효과가 몇 배로 감동을 주었다.
크리스마스 랜드에 도착하여 주인공 소녀와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은 전 세계의 다양한 인형들이 추는 춤을 구경하는데 각 나라의 다양한 컨셉의 화려한 의상과 춤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무대는 마리가 잠이 깨어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내용으로 끝이 나게 된다.
커튼콜까지 마치고 공연이 다 끝나고 나니 나 역시 아름답고 환상적인 꿈을 꾸다 깨어난 느낌이 들었다. 아마 이제부터는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꼭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보며 행복하게 마무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 발레 공연이 되어준 호두까기 인형! 따뜻하고 화려하며 가족과 함께 즐길만한 공연을 찾고 있다면 꼭 보시기를 추천한다.
사진: 조프리 발레단 제공
조프리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홈페이지: Joffrey.org/nutcra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