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시국을 위해 기도한다면, 좌우를 떠나라
박원정 뉴스매거진 대표PD
미국 중서부 지역 일부 한인 목사들의 ‘시국기도회’가 논란이다.
이 행사는 좌파적 사고로 풀이되는 특정 정치적 견해에 뜻을 같이 한 목사들의 편향적 행사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미중서부 지역 목회자들 모임’이라고 밝힌 이 단체에는 50명의 전∙현직 목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 90%에 해당하는 45명이 미국 연합감리교회 소속이다.
이 단체는 홍보 포스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을 유린한 명백한 내란행위”로 규정하며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적 사고의 기독교인들이 윤석열의 비호세력으로 전락한 것은 매우 비통한 일이다. 우리는 국민들의 피와 헌신으로 세워진 조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훼손된 것을 아파하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내란 수괴를 비호하고 거짓 선동을 일삼는 이들의 우상숭배 행위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내놓은 성명은 충격적이다. 그 내용은 편파적이고 선동적일 뿐 아니라,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나라를 걱정하며 탄핵 반대 시위 및 행동에 나선 시민들을 ‘우상숭배자’로 매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목사’라는 직함을 앞세워 말이다. 만약 누군가 이 목사들을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워 갈라치기를 하고 거짓 선동을 일삼는 좌파 목사들은 진보숭배주의자”라고 비판한다면, 그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일부’ 목사들이여, 함부로 판단하고 매도하며 정죄하지 말라.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
이 기도회를 주도한 목사들은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을 유린한 내란행위”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는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며, 현재로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현재 도의적 책임과 별개로 대통령으로서의 사법적 책임에 대한 법률적 이견은 매우 많다.
가족의 입시비리로 온 나라를 격랑 속으로 끌고 간 조국(징역 2년 수감)과 성남∙경기도 부패범죄와 공직선거위반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도 역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옹호하지 않았는가?
‘민주주의 회복’을 운운한다면, 더불어 민주당이 압도적인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국회를 장악하고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 등 주요 상임위원회를 독식하며 온갖 기이한 법안들을 내며 의석수로 단독 입법 폭주를 벌이는 것은 과연 온전한 민주주의인가?
2년 7개월 동안 무려 29개의 탄핵안을 발의하며 대통령 탄핵소추에 이어 한덕수 대행도 직무 13일 만에 탄핵소추, 최상목 대행까지 고발하며 지속적으로 겁박하는 것은 과연 온전한 민주주의인가?
여기에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탄국회’ 이슈까지 다루면 ‘민주주의’에 대한 논쟁은 끝도 없이 길어진다.
필자는 무당파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와 탄핵 폭주, ‘내로남불’을 비판하고 국민의힘당의 무기력함과 내부갈등 또한 심각한 문제로 지적한다. 대통령의 소통력과 리더쉽 또한 이슈라는 시각을 견지한다.
현재 탄핵 국면 속에서도 여야의 지지율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은 국민들이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일부 목사들이 특정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편향적인 기도회를 개최한 것은 사회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어 위험하다.
목회자는 특정 정치 성향에 치우친 발언보다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신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며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진정으로 시국을 위한 기도가 될 수 있다.
목사들이여, 진정 시국을 우려한다면 좌우를 떠나라. 겸허한 마음으로 애통하며 기도하라. 그리고 그 본을 신도들에게 보이라.
공의로운 하나님은 확증편향적이고 내로남불적인 기도를 듣지 않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