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프리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주연 유미 가나자와

조프리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오늘 막을 올린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크리스토퍼 윌던의 안무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매해 시카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그 주인공 마리 역을 맡은 일본계 무용수 유미 가나자와를 인터뷰했다.

올해 ‘호두까기 인형’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말해주세요.

저는 올해 ‘호두까기 인형’에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마리입니다. 조프리 발레단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마리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콜럼비아 박람회를 준비하는 노동자 계급 가정 출신 소녀입니다. 그녀의 가족은 싱글맘인 어머니와 남동생 프란츠입니다. 박람회의 위대한 연출가가 마리를 이끌어 박람회에 참여한 여러 나라를 통해 마법 같은 여행을 떠나게 합니다.

마리는 가족 중심적이고 성실하며 순수한 소녀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마법의 세계에 흥분을 느끼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저는 마리가 겪은 어려운 삶과 경험에서 비롯된 성숙함을 순간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그녀의 어린 시절의 기쁨과 흥분을 연기하려고 노력합니다. 마리를 연기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역할을 준비하며 가장 도전적이고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마리’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도 저 자신을 반영하는 것이 가장 도전적이었습니다. 올해 마리를 맡은 무용수는 총 6명인데,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연기를 하는데 이것이 예술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도전은 마리가 발레 내내 거의 무대 위에 있기 때문에 체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가장 보람 있는 점은 이 어려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리로서 발레 전체를 통해 캐릭터를 발전시키고, 마리가 느끼는 모든 것을 마치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정말 마법 같은 경험입니다.

도시 곳곳에 광고판과 홍보물에 얼굴이 등장하면서 이번 작품의 대표 얼굴로 활동하게 된 소감은?

‘호두까기 인형’의 광고 모델로서 작품을 대표하게 되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광고에 등장할 수 있도록 선택받은 것에 감사하고,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 도시 곳곳에서 제 얼굴을 보거나 친구들과 가족들이 광고 사진을 보내주며 기뻐하는 것을 보면 정말 꿈같은 느낌입니다. 제 사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길 바랍니다.

가나자와를 내세운 ‘호두까기 인형’ 홍보영상

올해 ‘호두까기 인형’이 과거와 비교해 특별하거나 독특한 점은 무엇인가요?

매년 ‘호두까기 인형’은 무용수와 안무가 달라지면서 그 자체로 특별합니다. 안무가 매년 업데이트되고 새롭게 다듬어지며, 새로운 무용수가 합류하거나 기존 무용수가 새로운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같은 무용수가 동일한 역할을 해도 해마다 다른 매력과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언제 조프리 발레단에 입단했으며, 이 발레단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2016년에 조프리 발레단에 합류했고, 이 같은 새로운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 창작에 참여했습니다. 조프리 발레단은 무용수들의 순위가 없는 발레단이라는 점이 독특하며, 각 무용수가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을 발휘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Yumi Kanazawa in Yuri Possokhov’s Don Quixote. Photo by Cheryl Mann.

미국 발레계에서 아시아인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시아인 발레리나들을 보고 자라며 존경심을 키웠습니다. 대표성은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발레계에서 아시아인 대표성이 꽤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 자랑스럽고, 아시아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큰 기쁨을 느낍니다.

발레를 공연하며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인가요?

발레를 공연하며 가장 큰 기쁨은 관객과 저 자신을 위해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하며, 이 즐거움이 관객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순간을 공유하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인터뷰 = 박원정 PD]

Yumi Kanazawa

유미 가나자와는 누구인가?

유미 가나자와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토런스에 위치한 로리드센 발레 센터에서 다이앤 로리드센(Diane Lauridsen) 지도 아래 발레 훈련을 시작했다. 2013년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Prix de Lausanne)에 참가한 후, 패트릭 아르망(Patrick Armand)의 지도 아래 샌프란시스코 발레 학교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2015년에는 샌프란시스코 발레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 학교와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속해 있는 동안, 그는 학교와 발레단에서 다양한 발레 작품을 공연했다.

2016년 조프리 발레단에 입단한 후 수많은 발레 및 현대 무용 작품에서 활약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에서 러시안 걸, 유리 포소코프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키티(Kitty)와 ‘돈키호테’에서 키트리의 친구와 큐피드 역할, 크리스토퍼 휠던의 ‘코메디아’와 ‘호두까기 인형’에서 마리,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 캐시 마스턴의 ‘제인 에어’에서 어린 제인과 아델, 리암 스칼렛의 ‘베스퍼틴’, 제럴드 아르피노의 ‘버스데이 베리에이션’과 ‘생상스 모음곡’에서 빠른 파드되, 니콜라 블랑의 ‘비욘드 더 쇼어’와 ‘언더 더 트리즈 보이시즈’ 등이 있다.

조프리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2월 6일부터 28일까지 시카고 다운타운 소재 시빅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정보: www.Joffre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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