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물 서봉총 금관, 시카고미술관 새 한국실에 전시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11.6 12:35pm
1,500년 된 대한민국의 보물 제339호 서봉총 금관과 제635호 금제 허리띠가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 전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해 대여된 유물들로 미술관의 새 ‘한국실’에 전시돼 빛을 발하고 있다.
서봉총 금관은 1926년 경주 출토 당시 고고학을 전공한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가 발굴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스웨덴을 뜻하는 ‘서(瑞)’와 봉황의 ‘봉(鳳)’이 더해져 ‘서봉총’이란 이름이 붙었다.
시카고미술관의 지연수 한국미술 큐레이터는 “서봉총 금관은 신라시대인 5세기경에 제작되었다. 금관 위에 세 마리의 봉황이 장식된 것이 특이한 점이고 드리개까지 온전하게 발견된 중요한 유물이다.”고 설명했다.
서봉총 금관의 금제부속 320개와 비취와 유리로 만든 곡옥(曲玉)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서봉총에서 함께 출토된 금제 허리띠는 목관 안에서 피장자가 허리에 착용한 채 발견됐다. 신라 고분의 금제 허리띠 중 드리개 길이가 가장 긴 것으로 화려한 장식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색감과 구성에 있어 뛰어난 책가도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여됐다. 한국에서 시카고미술관에 대여한 미술품 및 유물은 총 14점이다.
지연수 큐레이터는 “서봉총 금관은 외교적 관계가 있는 특별한 경우만 해외로 대여됐다”며 “시카고미술관이 세계적으로 유수한 기관이고, 한국실도 새롭게 독립해 오픈하게 돼 특별히 대여됐다”고 전했다.
서봉총 금관과 허리띠는 내년 2월 3일까지 전시된다.
145년 전인 1879년에 설립된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은 세계 톱 클래스의 유명 미술관이다.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유물 30만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으며 3만5천여 점의 아시안 컬렉션, 3백여 점의 한국작품을 영구소장하고 있다.
시카고 미술관은 지난 11월 1일 한국 예술품에 집중한 독립된 갤러리로 ‘한국실’을 새로 열었다. 과거 통로에 자리한 공간보다 3배 이상 크며 관람의 집중도 높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제작했다. 독립 공간의 한국 갤러리가 설치된 것은 미술관 145년 역사 이래 처음이다.
현재 한국실에 작품 54점이 전시돼있다. 이중 40점이 시카고미술관의 소장 유물이다.
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인 18세기 조선시대의 불상은 1922년 수집한 이래 1백년 넘어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이다.
지연수 큐레이터는 “불상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수개월에 걸친 전문가의 세심한 보존처리로 전시할 수 있게 됐다”며 “18세기 조선의 전형적인 불상이며, 비교적 평평하게 ‘한국화’ 된 얼굴과 어깨가 약간 굽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실에는 고려시대 상감기법이 돋보이는 여러 작품들도 전시돼있다.
12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감청자 매병은 구름, 학, 동자, 대나무 무늬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다.
지 큐레이터는 “틀을 이용한 반복적 문양이 아닌 고유한 그림으로 새겨 많은 정성을 들인 작품이며, 청자의 유색이 완벽하게 재현된 유물”이라고 매력을 강조했다.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1,500년을 아우르는 56점의 작품이 전시된 시카고미술관의 새 한국관은 관람객들의 한민족 예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한국실에서 한국만의 미술품을 보면서 우리의 미술이 매우 아름답고 독특한 특징을 가진 훌륭한 문화라는 것을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시카고미술관은 시카고 다운타운 미시간가(111 S Michigan)에 위치하며 매주 월, 목, 금, 토, 일요일에 문을 연다.
미술관의 새 한국실 웹 페이지: www.artic.edu/exhibitions/10531/new-gallery-for-arts-of-korea
미술관 홈페이지: www.artic.edu
시카고미술관 한국실 전시작품 일부 (사진=박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