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시카고총영사관의 뒤늦은 국경일 리셉션, 이번엔 국격 높이나?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10.9 2:17pm

주시카고총영사관(총영사 김정한)이 오는 16일 연례행사인 ‘국경일 리셉션’을 개최한다.

국경일 리셉션은 대한민국 재외공관이 일반적으로 10월 3일 개천절을 기해 주최하는 행사로 국가 간의 우호를 증진하고 외교적, 경제적, 문화적 협력을 강조하는 자리이다. 또한 한국문화와 국가사업을 홍보하는 역할도 한다. (타 국가의 공관도 ‘National Day’라는 이름으로 자국 기념일에 리셉션을 개최한다)

주재 국가(지역)의 정치인과 공직자를 포함한 주류사회 각계의 인사가 초대되고, 한인단체 임원과 각국 외교사절도 자리하는 행사로 총영사관의 최대 중요 행사이다.

올해 워싱턴(10/2), 엘에이(10/3), 시애틀(9/30), 애틀란타(10/4) 등 타 공관들은 개천절을 전후해 국경일 리셉션을 개최했다.

그러나 시카고총영사관은 뒤늦게 10월 16일에 행사를 연다. 개천절이 13일 지나고 한글날도 일주일이나 지나게 되는 이날에 도대체 무슨 ‘국경일’을 경축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시카고총영사관의 국경일 리셉션 모습 (2023년)

시카고총영사관의 지난 두 해 국경일 리셉션은 동포사회에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총영사관은 2022, 2203년 두 해 연속 수취인의 이름도 제대로 명시하지 않고 단체 이메일로 국경일 리셉션 초대장을 발송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반인이나 민간 단체도 경사에 정중한 초대장을 송부하는데, 하물며 주재 지역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공관은 어떠해야 할까. 총영사관이 각계의 귀빈을 초청하면서 국격에 부응하지 못한 행보에 말이 많았다.

올해도 이메일로 초청장을 보냈다. 다만 수취인의 이름은 명기했다. 김정한 현 총영사 이전의 시카고총영사관이 품위를 갖춘 초대장 카드를 우송해 정중하게 초대했던 것과 대조가 된다.

시카고총영사관의 주재도시 외교력 또한 주목된다.

지난 두 해 동안 시카고시의 고위 공직자는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급의 축사 대독뿐이었다. 시카고총영사관과 주재도시 시카고 관계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준다.

시장, 연방의원, 주의원 등 유력 정치인의 부재도 부각된다.

한편 지난해 일리노이 포함 4개 주의 주지사는 영상으로 축전을 보내왔다. 인디애나주의 총무장관은 자리해 축사를 전했다.

행사 사회도 전문 사회자가 아닌 공관직원이 담당해 주위를 효과적으로 끌지 못하는 진행으로 행사의 격을 제고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해 행사의 축하공연 중 공관장 포함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공연 관람을 하지 않고 작지 않은 소리로 사담을 나눠, 눈살 찌푸리게 되는 상황이 십여 분간 이어진 것은 매우 씁쓸한 사례다. (아래 사진 참조)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푸대접이었으며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을 미숙하게 한 총영사관 측의 실책이었다.

2022년 리셉션 때 “음식 대접이 미흡했다”는 반응이 많았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축하공연 중 사담에 빠진 참석자들, 대화 소음이 연주 사운드 보다 컸다

지난해 위에 열거한 사항을 포함 여러 이슈를 담당자 김인수 영사에게 질의했으나 변명 외 설득력 있는 답변은 듣지 못했다. 뉴스매거진의 1월 사설 이후 그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태도를 본 매체에 보이고 있다.
(관련 자료 링크: 뉴스매거진 2024년 1월 8일 사설)

국경일 리셉션은 ‘대한민국의 생일’을 기념하는 특별한 자리 아닌가.
나아가 주재 지역과 대한민국의 우호를 증진하고 각계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문화를 선보이는 중요한 자리이다. 행사 비용은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지출된다.

행사를 뒤늦게 개최하는 시카고총영사관이 올해는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행사로 개최할 수 있을지, 선례는 우려를 낳는다.

부디 ‘대한민국의 국격을 빛나게 하는’ 국경일 리셉션으로 잘 준비하길 바란다.
<뉴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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