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조선을 알린 만국박람회 유물, 131년 흘러 시카고 한인들에게

[김호정 앵커]
1893년 시카고만국박람회 때 한국문화를 알린 대조선 전시관의 유물들이 시카고의 한인문화회관에 전시됩니다. 그 특별한 소식 박원정 PD가 전해드립니다.

[박원정 PD 리드 멘트]
시카고의 세계적인 자연사박물관인 필드뮤지움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매우 특별한 유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리포트]
시카고 만국박람회 직후인 1894년에 설립된 필드 박물관 매해 2백만명 이상이 찾는 이곳은 4천만 개에 달하는 생물표본과 역사유물의 소장, 연구, 전시에 있어 세계 최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기관입니다.

뉴스매거진이 시카고 언론 최초로 필드박물관의 한국 유물 수장고로 내려가 1893년 만국박람회에 출품됐던 조선의 유물들을 촬영했습니다.

1893년 시카고의 만국박람회 당시 조선은 서구 열강에 문호를 개방하고 조선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고자 최초로 해외 박람회에 참가했습니다.

고종은 정경원을 박람회 출품사무대원으로 임명하고 사무원 최문현, 통역원 안기선, 궁중음악을 담당하는 장악원 악사 10명 등 총 13명을 시카고로 보냈습니다.

당시 기와로 지붕을 얹고 태극기를 게양한 조선관 전시장의 사진을 보면 가마, 찬장, 식기, 동제 탁자, 짚신, 가죽신발, 화로, 장기판, 연, 도자기류가 보이며, 전시실 안에는 자수 병풍, 장군의 의복, 남성의 관복과 장수의 군복 등이 전시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국박람회 이듬해 설립된 시카고 필드박물관은 당시 조선관의 유물 40점과 1899년 거래상 움라우프로부터 인수한 한국 문화재 9백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제이미 켈리 필드박물관 인류학 컬렉션 매니저 – 40여 점의 유물들은 만국박람회에 참가한 조선 대표단의 기증품들입니다. 아울러 1899년 독일 함부르크의 움라우프 박물관/거래상으로부터 인수한 9백에서 1천 점에 이르는 조선의 유물이 있습니다. 한국 관련 유물들은 대부분 19세기의 문화재입니다.]

철저한 보안 가운데 전문적인 관리로 보존된 19세기 조선의 유물들. 컬랙션 매니저인 제이미 켈리가 만국박람회 물품 몇 가지를 설명합니다.

[제이미 켈리 – 1893년 만국박람회 조선 대표단의 유물 몇 가지를 골랐습니다. 많은 것들이 의복과 직물입니다. 행전과 끈이 있으며 갓도 있습니다. 이쪽에는 장군의 투구 안에 착용하는 전립과 선반 위의 투구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장군의 갑옷과 함께 안에 착용하는 것입니다. 꺼내서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필드 박물관은 문화유산, 교육, 스토리텔링 등 목적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소장 유물을 전문기관에 대여하기도 합니다. 이번엔 19세기 조선의 문화재 14점이 시카고한인문화원에 대여됩니다. 이 가운데 1893년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였던 유물은 방석과 나비장, 모자보관함, 가죽신발, 장수군복 등 5점입니다.

봉황을 수놓은 흉배로 장식된 당의, 활옷 등 조선의 유물들은 필드 박물관 보존 전문가들의 꼼꼼한 손길을 거쳐 시카고한인문화원으로 이송됩니다.

[박원정 PD 중간 멘트]

조선이 서방세계에 처음으로 국가를 본격적으로 알렸던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131년 동안 시카고 필드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됐던 당시 조선의 출품 유물들이 빛을 보고 지역사회와 만납니다.

필드박물관의 조선 유물들이 시카고한인문화원에 도착합니다. 필드박물관의 유물 보존 전문가들은 유물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며 전시를 준비합니다.

붉은색 비단에 길상문늬가 가득 수놓아진 활옷, 본래 왕실 여인의 혼례복이었지만 민간 여성에게도 허락된 한국 전통혼례복입니다. 이것은 세물전에서 빌려 입은 서민의 활옷으로 여러 번 자수 부분을 고친 것이 눈의 띕니다.

본래 필드 박물관장이 소장했던 이 예복도 1893년 만국박람회 조선 유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필드 박물관의 유물들이 시카고한인문화원에 전시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바로 조계영 시카고한인문화원 이사. 그는 필드박물관, 시카고대학박물관 등 여러 기관에서 보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 전문가입니다.

[조계영 시카고한인문화원 이사 – 2년간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이 프로젝트가 파이널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필드뮤지움 같은 명성 높은 메이저 기관과 협업해서 영광이며 2년간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이 프로젝트가 파이널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필드뮤지움 같은 명성 높은 메이저 기관과 협업해서 영광이며 이 프로젝트를 구현한 헌신적인 필드박물관 스태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미공개 된 1893년 만국밤람회 유물을 포함한 필드박물관의 한국 유물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한인문화원에 역사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1893년 만국박람회 출품 유물을 포함한 19세기 조선의 유물은 시카고한인문화원의 ‘한국 예술 문화 속의 심볼리즘’ 전시회를 통해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6개월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선조가 시카고에 남기고간 조선의 유물을 한인사회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계기이며 19세기 조선시대 민간 생활문화를 배우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입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

뉴스매거진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