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카고한국무용단,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흥부놀부’ 장식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사진: 뉴스매거진 영상 캡춰
입력: 2024.8.25. 6:41pm
시카고한국무용단이 창단 15주년을 맞아 한인 2세들의 대 공연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매해 다양한 공연을 60회 이상 펼치는 한국무용단은 그동안 격년으로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정기공연 사이의 해인 올해 무용단은 단체 사상 최초로 유치부에서 고등부에 이르는 미성년 한인 2세 단원만으로만 이뤄진 특별공연을 24일 스코키 소재 노스쇼어 공연예술센터에서 선보였다.
공연의 제목은 ‘흥부놀부’(영어 제목: Two Brothers and the Magic Gourd)이다. 한국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주제로 한 무용극으로 한국무용 기반의 전통과 창작을 넘나드는 ‘올 뉴 프로덕션’이다.
소리꾼 박주미의 아니리로 막을 연 공연은 화려한 삼고무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오프닝을 장식했다.
‘자식농사’를 풍성하게 지은 흥부의 가족 모습이 소박하고 즐겁게 묘사됐고, 심술궂은 놀부 부부의 모습도 흥미로롭고 드라마틱한 풍자로 연출됐다.
까치의 군무도 화려하게 연출됐고 뱀의 군무와 LED 도깨비 마스크는 현대적인 멋과 극적효과를 드라마틱하게 살렸다. 흥부네 가족의 변신도 찬란하게 빛났다.
무용단이 직접 제작한 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목에선 소품의 디테일이 빛났으며 연출 또한 효과적으로 이뤄져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몰라도 공연만으로 쉽게 내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흥미롭고 짜임새 있게 구성된 무용극이었다.
무용단은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춤사위를 효과적으로 스토리텔링 되도록 배합했다.
안무의 시퀀스가 많은데도 한인 2세 단원들의 실수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연습에 많은 시간을 들인 것도 엿볼 수 있었다. 어린 단원들이 극의 희비애환을 디테일한 표정과 안무, 연기로 흥미롭게 표현해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애덕 한국무용단 단장은 뉴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1월부터 아이디어 회의에 돌입했고, 안무작업은 4월부터 시작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여름방학 동안 매주 3회 씩 집중적인 연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담장, 박, 도깨비 탈, 연 등 소품과 흥부 아이들 옷과 같은 의상을 학부모들로 구성된 제작진이 도맡아 자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연 있어 극장 측 스태프가 아닌 아닌 노스웨스턴 대학원의 한인 공연 전공자들이 합류해 보다 짜임새 있는 무대 진행, 조명 연출, 영상 프로젝션을 구현했다.
무용단 측에 따르면 참석 관객은 800명 정도다. 노스쇼어 공연센터 좌석의 90% 이상을 채운 셈이다. 남녀노소와 세대, 인종을 불문한 폭넓은 관객의 관람을 끌어냈다.
특히 미국인 관객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무용단은 일찍이 영어로 된 홍보영상을 배포하고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하며 관람을 유도했고 공연 영상, 책자 등 모든 자료에 한글과 영어를 병기해 비한국어권이 소외되지 않도록 했다. MC 사회 또한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을 성공적으로 장식한 한국무용단 오는 9월 인디애나주에서 공연, 비스코홀 오프닝 공연, 캔사스시티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10월 기획 단독 공연, 11월 시카고 땡스기빙 퍼레이드 등도 준비하고 있다.
<사진= 뉴스매거진 영상 캡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