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시카고한인축제' 성황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8.12 12:10pm
시카고한인축제(올해 축제명: Taste of Korea Festival)가 막을 내렸다. 시카고한인상공회의소가 2017년 제22회 축제 후 7년 만에 재개한 행사는 스코키 소재 옥튼공원에서 10, 11일 양일간 열렸다.
축제는 먹거리, 홍보∙판매부스, 체험 이벤트, 문화공연 등 4축으로 구성됐다.
불고기, 떡볶이, 만두, 김밥, 핫도그, 튀김, 순대 등 한식을 맛볼 수 있는 부스가 5곳 자리했다. 주류, 소다 등 음료를 판매한 부스와 타 민족 음식을 선보인 곳도 있었다.
미중서부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의 음식판매 부스를 포함 여러 곳에 50명에 달하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한식은 각광을 받았다. 한식의 인기를 실감하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기다림의 해소는 해결 과제로 대두됐다.
축제위 측은 이에 “방문객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내년에는 음식 메뉴가 중복되더라도 푸드 벤더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식 푸드 벤더의 매출도 주목된다. 한 벤더는 “첫날 1만5천 달러, 둘째 날 오후 중반까지 총 2만5천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K-팝 아이돌 상품과 K-뷰티 제품들이 많은 비한인의 발걸음을 모았고, 한복 체험과 한국 메이크업 체험부스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경상북도 수출방문단이 선보인 23개 업체의 50개 상품은 도매가보다 낮은 홍보판매로 큰 인기를 끌며 조기 매진됐다. 한인은 물론 미국인의 구매도 많아 한국 상품의 퀄리티와 아이디어가 해외에서 각광 받는다는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경북수출기업협회의 한임섭 회장은 “올해 두바이, 대만, 중국 등 해외 판매 행사의 다섯 번째”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건강한 음식을 세계에 알려보자는 취지로 판매 행사 및 수출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수출방문단은 시카고중부시장과 11일 MOU를 맺고 경북의 우수상품을 시카고에 선보일 전망이다.
또한 여러 기관∙단체들의 활발한 홍보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시카고한인회는 한인회비 납부 홍보활동을 벌였고, 세계무궁화연합은 무료로 무궁화 묘목을 배부했다.
재미시카고한인간호사협회는 의료봉사로 참여했으며, 한인입양아단체 KAtCH, 시카고세계한인무역협회,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 미 육군 등의 홍보 부스도 발걸음을 모았다.
축제는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했다.
첫날의 K팝 커버 댄스 대회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대부분 비한인으로 구성된 10개 팀/솔로가 출전한 가운데 대상의 영예는 힐릭스가 차지했다.
리패밀리마샬아트 도장에서 선보인 미국 유소년 및 청소년의 태권도 시범은 큰 갈채를 받으며 화끈하고 화려하게 펼쳐졌다.
거리의 춤꾼들이 경합을 벌인 비보잉 대회도 고난도의 브레이킹 무브로 시선을 모았다.
한국무용단의 고운 한복과 춤사위는 비한인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시카고한인문화회관 풍물학교는 여러 차례에 걸친 길놀이와 무대 공연으로 축제의 흥을 더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둘째 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시카고 드럼 페스티벌이 장식했다.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의 연례 기획 공연이다. 흥겨운 한국타악 무대로 시작해 다이나믹한 서아프리카 댄스, 화려한 의상의 무용수와 어우러진 삼바 댄스, 흥겨운 소리의 스틸 밴드, 일본 전통 대북 공연으로 이어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인 2세 ‘아줌마’들이 몸빼 바지를 입고 선보인 ‘아줌마 댄스 라이징’은 흥겨운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한복 패션쇼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유리, 다샤 카치 양이 한복을 입고 오리지널 트랙으로 노래와 댄스를 선보인 ‘아리랑 K팝’도 신선함을 더했고, 축제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매운 라면 ‘먹방 대회’도 흥미를 유발했다.
이와 함께 고고 아리랑, 겉절이 시연, 에어로빅, 라인댄스 등 공연도 올려졌다.
한인축제의 문화공연은 전반적으로 믹스된 반응을 얻었다.
일부 미숙한 무대 진행과 피드백 사고가 많아 불쾌감을 준 음향 운행은 축제에 기준에 못 미쳤다. 과거 한인축제의 백미였던 노래자랑의 부재 가운데, 빈약했던 저녁 무대는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그렇지만 완성도와 흥미, 볼거리가 넘쳤던 공연이 오후 일정에 적잖게 포진돼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내년 축제는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 기획과 인력, 운행이 수반되어야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축제의 예산 및 재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한 관계자는 “어제(11일)까지 약 9만 달러가 지출됐다. 손익계산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축제의 대회장을 맡은 이제니 시카고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뒤늦게 알게 된 7천 달러에 달하는 스코키 경찰 비용과 시에서 부과한 부스 수수료와 텐트 비용이 가장 큰 지출”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내년 행사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할 전망이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도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 회장은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돼 매우 기쁘다. 푸드 벤더들과 여러 판매 부스에서 많은 매출이 일어나 상공회의소회장으로서 기분이 좋다. 또한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도움의 손길에 감사드리며 한복 패션쇼, 뷰티 체험, 드럼페스티벌 등 이벤트를 아낌없이 지원해준 기업, 단체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고 전했다.
7년 만에 재개된 시카고한인축제는 일부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행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비한인 방문객들의 폭넓은 참여는 미국사회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반증했다.
한국문화를 기념하고 함께 즐기는 자리가 더 발전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사회의 많은 참여와 재정 투입이 절실하다.
업데이트: 2024.8.12 9:52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