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리릭오페라 ‘아이다’, 살아있는 음악과 볼거리 가득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4.3.11. 1:21pm
시카고 리릭오페라가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후기의 명작 오페라 ‘아이다’를 개막했다. 1872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된 대규모 4막 오페라로 세계적으로 널리 공연되는 오페라이다.
내용은 패전 후 이집트 공주의 시녀가 된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의 이야기이다. 아이다와 이집트 공주,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비극 삼각관계를 담고 있다.
아이다 역에 미쉘 브레들리, 암네리스에 제이미 발톤, 라다메스에 러셀 토마스, 온나스로 레지날드 스미스 주니어, 람피스에 오네이 코세, 왕에 클레이 톰슨이 각각 캐스트 되었다.
지휘는 시카고리릭오페라의 음악감독인 엔리케 마졸라가 맡았고 연출에 프란체스카 잠벨로, 세트 디자이너에 마이클 열간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리릭 오페라의 시카고 뉴 프로덕션으로 열리는 아이다는 거대한 신전 대신 현대적 미학의 대규모 세트로 대체되었고 코끼리, 말 등의 동물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무대 예술가 레트나의 문자를 변형해 감각적으로 디자인 된 무대는 첨단 조명 디자인과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오페라의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11명 전문 무용수와 어린이 댄서를 기용해 발레와 현대무용을 접목해 멋을 곁들이며 극을 고조시키고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국제적 명성의 제시카 랑이 안무 감독을 맡아 눈길을 끈다.
오페라 아이다의 백미는 2막 2장에 등장하는 ‘개선 행진곡’이다. 한국에선 올림픽 배경음악과 광고음악으로도 차용돼 널리 알려진 곡이다. 이집트군의 승리를 축하하는 트럼펫곡으로 좌우에 도열한 군악대가 길이 1미터에 달하는 ‘아이다 트럼펫’을 명료하고 멋들어지게 연주해 큰 갈채를 받았다. 이 개선 행진에 가장 많은 사람이 무대에 등장하며 가장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음악감독 엔리케 마졸라는 오케스트라 연주의 디테일을 명확하게 살려가며 밀도 높은 지휘로 성악가들의 노래를 끌어내며 음악의 격을 높였다. 이번 공연 시리즈는 마졸라의 커리어 100번째 오페라 작품으로 장식돼 의미가 크다고 한다.
음악 자체로만으로도 아름다운 베르디의 음악이 같은 국적의 이탈리아 지휘자 손끝에서 놀랍게 살아났다.
한편 개막 공연 2막에서 미쉘 브래들리(아이다)는 여러 차례 불안정한 고음처리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제이미 발톤(암네리스)는 풍부함과 섬세함을 오가며 수준 높은 성악기교와 연기력을 보여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다 공연은 총 3시간에 달하며 중간 휴식이 포함되어 있다. 3월 18일부터 4월 7일까지 시카고 리릭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되는 가운데 음악감독 마졸라는 9회 공연 가운데 총 7 차례 지휘할 전망이다.
www.lyricopera.org
[사진으로 보는] 시카고 리릭오페라의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