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한인 여고생, 가야금으로 美 현악앙상블과 협연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3.5.10. 3:17pm
지난달 25일 시카고 근교 스코키시에 자리한 나일스웨스트고등학교 오케스트라의 실내악 봄 축제에서 한인 학생이 가야금을 현악 앙상블과 협연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17세 김인아 양.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김 양이 학교 현악앙상블과 협연한 곡은 한국 작곡가 백대웅의 국악곡 ‘신 관동별곡’이다. 본래 가야금과 현악 사중주를 위해 쓰인 곡을 미국인 지도교사가 더 큰 편성으로 조정했다.
현악기의 피츠카토와 잘 어우러지는 가야금의 선율과 장단이 인상적이며 농현 소리도 정감있게 들렸다.
관객들은 스마트 폰을 꺼내 공연을 촬영했고 처음 들어보는 가야금 연주에 갈채로 화답했다.
미국에서 보기 힘든 가야금과 현악앙상블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 양은 기쁨을 전했다.
“학교 친구들 및 관객 앞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역 사회에서만 연주했었는데 급우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5세부터 다채로운 국악기를 습득한 인아 양은 10년간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의 소리빛 청소년 풍물단에서 활동했다. 가야금은 6년째 배우고 있다.
“신관동별곡을 통해서 가야금과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가야금과 현악기가 어우러진 이 곡은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이 얼마나 잘 어우러지면 새로운 색채를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날 연주곡을 학교에 소개해 준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의 가야금 연주가 김현채 씨는
김 양의 연주를 칭찬하면서 미국학교에서의 가야금의 세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학생들이 우리 음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없이 잘 소화를 해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음악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가야금 등 다른 나라 악기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연주곡만 많이 있으면 얼마든지 연주를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현악단의 지도교사인 나탈리 프레익스 씨는 오늘날 문화적 다양성과 민족성은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희 학교 관현악 수업에 있어서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의 정체성과 민족성은 그들의 존재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음악을 통해서 자신을 보고 싶어합니다.”
어린 나이 때부터 한국 전통 예술을 배워 15년간 국악기를 연주해 온 김인아 양은 한국 문화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저는 가야금에서 농현을 통해서 다양한 표현을 나타낼 수 있는 면이 좋습니다. 제가 연주해 온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면이지요. 또한 한국 전통 악기를 통해서 제가 한국문화와 더 연결되는 것을 느낍니다.”
문화 예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온 김인아 양은 올해 대학에 진학해 디지털 인터액티브 미디어 분야를 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