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본 대표적 타악 공연단 고동(Kodo)의 시카고 공연
박원정 PD | neomusica@hotmail.com
입력: 2023.03.08 11:06am
일본을 대표하는 타악 공연단 고동(鼓童, Kodo)의 연주회가 5일 시카고의 심포니센터에서 열렸다.
창단 42주년을 맞은 고동은 1981년 창단 당시 베를린 페스티벌 공연을 필두로 세계 5대주에서 6천 회 이상 공연을 펼쳐왔다. 올해 1월 27일부터 3월 25일까지 미국 24개 도시 순회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고동은 ‘Kodo One Earth Tour: Tsuzumi’ 제하의 시카고 공연에서 1981년 창단 시절의 연주곡 ‘듀하’(마키 이시이 곡)로 막을 올렸다. 코로나 사태로 40주년 투어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이번 투어에서 15년 만에 이 곡을 꺼냈다고 한다. 예상 외로 임팩트가 강한 곡은 아니었다.
‘히토히’에선 파란색 전통 의상에 다이나믹한 안무로 흥겨운 무대로 장식했고 ‘조쿠’에선 박진감 넘치는 다이꼬 연주의 진수를 보여줬다.
연주회의 대미는 ‘이주모가쿠’, ‘오 다이코’, ‘야타이 바야시’ 등 전통곡들로 역동적인 큰북 연주가 중심이 되 었다. 일본 전통 속옷인 훈도시만 착용한 반나 차림 연주자의 타고는 강렬한 남성적 기를 뿜어냈다.
무대 위 거대한 ‘다이코'(太鼓)의 격정적 진동은 시카고 심포니센터 객석에까지 전달될 정도였다.
많은 타악곡 순서로 쉽게 귀가 피로해질 수도 있는 공연 관람을 다채로운 구성과 탄력 있는 흐름으로 외려 관객을 흡입해 공연단의 탄탄한 내공이 엿보였다.
직선적인 동작과 ‘8비트’적 리듬의 미학이 일본 타악 음악의 특징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장단을 신축성 있는 셈여림의 변화와 협주, 인상적인 무대 연출을 더해 시너지를 창출했다.
또한 전통 북 연주를 현대적인 음악으로 풀어내면서도 전통적 멋과 문화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나타나 인상적이었다. 일본 전통 피리 연주가 타악과 잘 어우러지며 음악적 멋을 가미했 창극적 연출 또한 이국적 매력을 풍겼다.
고동은 창단 때부터 오랫동안 세계 메이저 무대에 서 온 저력대로 이날 매우 짜임새 있는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김병석 시카고한국전통예술원 대표는 “오늘 공연은 일본 타이코 음악 특유의 절도 있는 동작과 북의 원초적 울림이 어우러져 매우 역동적인 감정을 전달했다. 더불어 창작 작품과 전통 작품, 그리고 관악기와 춤까지 곁들여진 작품들로 매우 풍성한 공연이 되었다”고 평했다.
공연단 ‘고동’(鼓童)의 이름은 북과 어린이, 두 단어의 조합으로 ‘동심의 북 소리’를 뜻한다.
이날 고동의 시카고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어린이 관객들도 적잖아 미국 내 일본 다이코 음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공연 전에는 일본문화센터와 일본총영사관 후원으로 무술 아이키도, 큰 붓 캘리그래피 등 시범 문화행사가 열렸다.
[자료 영상: 고동 Kodo “Uminari”]
시카고 공연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