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카고 21년, 총 60년간 한국인 사목∙∙∙아일랜드 출신 천요한 신부 선종
21년간 시카고에서 사목했던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 천요한(영어명 John Smyth)신부가 10일 아일랜드의 캐슬바 메요 대학병원에서 84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 신부가 소속한 성골롬반외방선교회(Mission Society of St. Columban)는 부음을 알리며 “(천 신부는) 조용한 성품에 정 많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늘 신자들과 가까이 함께한 선교사였다”고 밝혔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천 신부의 부음을 전하며 그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아일랜드 태생의 천 신부는 1962년 사제 서품으로 받고 이듬해 한국으로 파송됐다. 그는 춘천교구, 원주교구, 서울대교구 본당 사목을 거쳐 1992년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로 왔다. 이후 21년간 시카고에서 사목했다.
한국에서 29년간 활동한 한 천 신부는 시카고에서 한국어로 미사 강론을 펼쳤다.
천 신부는 속 깊은 사랑과 검소의 본으로도 유명했다. 성당 보일러실에 책상 하나를 두고 집무실로 삼아 ‘보일러 신부님’, ‘살아있는 성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의 신자 김호범 씨는 “천 신부님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몸에 베이신 분이었다”며 “강론과 삶을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소 가르쳐주셨다”고 회고했다.
2012년엔 천요한 신부의 사제 서품 50주년을 기념하는 ‘금경축’이 시카고의 천주교회에서 열려 화제가 됐다.
그는 이듬해 12월 29일 고별 미사를 끝으로 시카고한국순교자천주교회를 떠나 LA의 한국순교자천주교회로 파송됐다.
한 시카고 한인 언론 기사에 따르면, 고별미사에서 천 신부는 목 메인 목소리로 “21년 전 낯선 섬에 도착했다. 그 21년이 짧은 시간처럼 하루, 반나절처럼 훌쩍 지나갔다”며 “하루하루가 인생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하느님의 시간이었다. 이제 아름다운 시간 가슴에 안고 간다. 사랑한다”고 끝을 맺었다. (인용: 중앙일보 2013년 12월 29일 기사)
천 신부는 형 패트릭 신부, 동생 말라키 신부와 함께 성골롬반회 사제로 한국에서 활동해왔다. 또한 지난 8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미주 한인 사역을 지속했다.
장례미사는 내일(14일) 낮12시(현지시간) 고향 아일랜드의 스트레이드 소재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성당에서 열린다. (장례미사 생중계: http://www.facebook.com/SharkeyFuneralDirectors)
천요한 신부가 선종한 올해는 그의 사제 서품 60주년이다.
<박원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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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Chicago Bulletin 김호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