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가 해리 안, 그는 왜 노숙자를 그리는가?
시카고한인문화회관의 한 특별한 그림 전시회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바로 뛰어난 인물화 작가로 명성을 가진 해리 안(한국명 안승윤) 화백의 개인전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거주하며 활동해온 안 화백은 2008년 미켈란젤로 500주년 미술상, 2009년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상, 2010년 세계 인물화 대회 대상 등 세계 각국에서 80회 이상의 눈부신 수상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시카고 전시회의 주제는 ‘홈리스’ 즉 노숙자입니다.
[해리 안 – 홈리스를 소재로 삼을 때는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꼭 미국만이 아닌 세계적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요. 아무리 ‘천국’이라고 해도 그곳에도 응달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화폭에 담고 싶어서 여기저기에 갔는데 심지어 노르웨이, 이태리, 스웨덴 이런 데까지 가서 (작업을)했는데 앞으로 계획은 국제적으로 (홈리스를 담는 작업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안 화백의 화폭 속의 노숙자들에게선 절망이 아닌 다른 기운이 보입니다.
[해리 안 – (어떤 노숙자에게) 끌리는데가 있잖아요. 홈리스라고 해서 좌절하거나 절망에 있으면 나 자신이 우울해져요. 그래도 재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할 때는 소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보면 책을 읽는다든지 신문을 본다든지 에너지를 가진 홈리스를 (작품 소재로) 좋아하죠]
안 화백은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더 끌어내고 싶어 합니다.
[해리안 – 어떻게 해서든 이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주면 인생을 재기할 수 있고 그다음에 그분들의 존엄성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리 안, 안승윤 화백이 노숙자를 그리는데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그도 오래전에 노숙자였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전쟁 직후 남한으로 내려와 1년 여 청소년 노숙자로 지냈습니다.
[해리 안 – 제가 홈리스로 있었던 데가 대전이었는데 대전역에서 반 마일 정도 가면 목조 다리가 있어요. 거기서 지내게 되는데 생존을 위해서 깡통 들고 문전걸식을 했죠. 그러고 살았죠. 그때 당시에 대개 말없이 밥을 주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한 여인이, 키가 크고 잘생긴 부인이 머리에 흰 수건을 두르고 있었는데 “세상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고 “너는 암만봐도 그렇게 하고 다닐 애가 아닌데” 그게 저한테 굉장히 흉졌어요. 그래서 제가 (자신의 그림을 가리키며) ‘I am not worthless. Just a homeless’ 저걸 제가 그렇게 좋아해요. 그때부터 “그렇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나는 재기할 수 있고 희망이 있다‘. 그건 저한테 굉장히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었어요.]
안 화백은 왜 인물화에 많은 열정을 쏟는 것일까요?
[해리 안 – 제가 인물화를 시작한 동기는 크리스챤이 된 감사함 때문에. 저는 당시 그림이라고 하는 것은 일러스트레이션 성경에 있는 역사(인물)같은 것을 작업해서 선교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물화를 많이 연구해야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인물화라고 해도 특별히 유럽이나 중동 사람들 수염 이렇게 난 사람들. 그래서 이건 스터디 하지 않으면 못 하겠다 그래서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셨잖아요 인간을 위해서 우주를 아름답게 하셨듯이 이것이 저에게도 포컬 포인트에요. 인간, 거기에도 눈.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물화를 아직도 도전을 하는데 아주 재밌어요. 그래서 인물화를 하는 겁니다.]
지난 3일 문을 연 해리안 개인전은 오는 30일까지 시카고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립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