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카고 한인들 사망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10만 명에 달합니다.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입니다. 시카고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카고 근교 휘튼에 자리한 한 장례식장, 조문객들은 실내가 아닌 차 안에 있습니다.
일리노이 주지사의 행정명령으로 10명 넘는 인원이 한 실내공간에 함께 있을 수 없기에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장례식 생중계를 봅니다.
지난 4월 17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듀페이지 센트럴 병원에 입원한 이택근 목사는 한 달간의 사투 끝에 지난 18일 향년 70세로 숨졌습니다.
온라인으로 중계된 장례예배와 묘지에서 진행된 하관예배에 유가족, 동료 목사, 교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김판호 목사 –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는 이 상황, 정말 안타깝죠. 특별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던 사랑하는 종 우리 이택근 목사님이 소천받은 것에 대해서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참 먹먹합니다. 또 우리들은 더 좋은 본향을 향해 달려가는 그 마음으로 헤어짐에 대한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지만 영원히 헤어짐이 아니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소망이 있기 때문에 그 믿음 가지고 지금 이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며 잘 극복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일리노이주 내 사망자 수는 일 평균 100명을 선회하며, 곧 5천 명에 이를 전망입니다. 일리노이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오늘(5월 22일) 현재 아시안 사망자는 226명, 전체 사망자의 4.79%에 달합니다. 아시안 인구비율인 5.3%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한인 사망자의 별도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리노이 아시안 인구의 10.4%가 한인인 것을 감안하면 한인 사망자는 2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23명)
[김희경 – 한인이 돌아가셨다는 것은 저희가 한 20~30명 되고요, 특히 저희는 성당 (신도 중) 돌아가신 분들이 있으니까. 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은 숫자가 많지만 한인들은 한 10명…]
사망자 중에는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 한인들이 다수라고 합니다.
[김희경 – 코로나 바이러스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기저질환이 원래 있었던 분들. 그러니까 원래 폐가 나빴다든지 기관지가 나빴다든지 심장이 나빴던 분들이 가장 크게 많이 돌아가신 거에요. 건강했던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내는데 폐쇄성 질환 COPD 이런 거 가지고 있었던 분들은 아주 치명적으로 그래서 그런분이 정말 많이 돌아가신 거에요. 특히 너싱홈에 계셨던 노약자분들 많이 돌아가시니까 정말 조심하시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김주진 시카고한인회 이사장, 최근 지인 예닐곱 명이 세상을 떠나 가슴 아파합니다.
[김주진 – 어느 누가 소천 받았습니다. 또 하루 자고 나면 어떤 분이 지금 바이러스 확진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오늘 내일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 앉는 것 같고 정말 너무 죄송하고 장례식에 가서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고…고달픈 이민 생활로 애쓰며 살아온 분들이 한분한분 돌아가는 것 볼 때 너무 가슴아픕니다.]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한 가족의 사례를 포함해 시카고 한인들의 안타까운 타계 소식은 코로나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지 숫자가 아닌 하나하나 고귀한 생명의 타계, 남은 자는 함께 애통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주어진 삶의 여정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