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전면 온라인 가정학습…그 현장, 반응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3월 17일을 기해 내려진 일리노이주의 휴교령. 이틀 전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봄 학기가 마칠 때까지 면대면 수업이 아닌 온라인 학습 지침을 내리며 휴교령을 연장했습니다.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 – 과학은 학생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저는 2020년 봄 학기의 남은 기간 동안 면대면 학습을 금지합니다.]
뉴스매거진이 수 주 전 만났던 쟈니. 휴교의 연장… 지극히 우려했던 바입니다.
[쟈니 락 – (휴교령 연장이) 싫습니다. 어머니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요]
이른 기상은 피할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가정학습, 결코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쟈니 락 –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돼서 좋지만, 온라인 학습을 하는 건 싫어요]
의료 보건 분야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줄리 씨는 재택근무를 하며 세 자녀의 가정학습을 챙기느라 매우 바쁘게 지냅니다.
[줄리 조 – 일어나자마자 바로 아침 먹고 바로 수업 들어가서 막내는 수업이 끝나는 게 저녁 먹기 바로 전에 끝나는 때도 있고 저녁 먹고 다시 계속 해야 할 때도 있고 하루 종일 수업을 했던 것 같아요.]
온라인 학습은 각 교사들이 제공하는 학습자료를 토대로 진행되는데요, 어린 학생일수록 부모의 돌봄이 필요해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줄리 조 – 거의 한 시간에 한번 씩 이메일이 오는 겁니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 한테서, 미술선생님, 음악선생님, 하다못해 체육선생님까. 사서기술… 기술은 컴퓨터시간이더라구요. 서반어수업…다 교재를 보내줘서 그 분량을 엄마가 집에서 가르쳐야 되는 거야. 하루 종일 걸려요. 허..]
한편 줄리 씨의 두 딸은 스스로 학습을 잘 하고 있습니다. 수업량이 많지는 않지만, 온라인 학습이 그리 즐겁지 않습니다.
[프리실라 락 5학년 – 사람들과 말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싫고 기계사용에 대한 의문이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요.]
[브라이아나 락 8학년 – 친구들을 전혀 만날 수 없고 불행하게도 집 밖에 나갈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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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김인아 양은 온라인 수업을 먼저 마치고 악기 연습을 합니다.
[김인아 – 저는 몇 가지 악기를 연주합니다. 레슨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페이스 타임이나 줌을 통해 소통을 합니다.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더 많이 연습하려고 해요.]
인아는 온라인 가정학습을 즐긴다고 하네요.
[김인아 9학년 – 좀 늦게 기상해도 되고, 식사도 편한 시간에 할 수 있다는 면에서 가정 학습이 좋습니다. 원래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생산적일 수 있어요. 보통 학교 다닐 때보다 과제를 더 빨리 마칩니다. (온라인 학습)에 대해 제가 좋아하지 않는 면은 친구들을 만날 수 없고, 격리령 때문에 밖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온라인 수업과 가정 학습은 좋은 것 같아요.]
어머니 입장은 어떨까요?
[고은경 – (온라인 학습이) 좋기도 한데 되게 힘들기도 해요. 삼시세끼 밥 해 먹여야 하죠. 애들 심심하다고 하면 같이 놀아줘야 하죠. 십대라서 자꾸 싸워서 말리느라고 그게 참, 매일 매일 흰머리 하나씩 늘고 있습니다.]
둘째 준호의 학교 과제량은 적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이가 스스로 즐기고 계발할 수 있는 활동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고은경 인터뷰 내용 –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거라지 밴드, 유투브 등 장려한다]
인아의 부모 모두가 대학 과학교육과 교수. 어머니와 아버지는 온라인 대학 강의를 준비하고 자녀들은 각자의 온라인 수학을 합니다. 함께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유의미한 시간을 공유하려고 노력합니다.
[고은경 인터뷰 내용 – 여러가지 액티비티]
이 두 가정의 인터뷰는 지난 3월 말에 시작했는데요, 사상초유의 가정학습 사태는 학기말 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다양한 해프닝과 여러 시행착오 가운데 자택격리령과 온라인 가정학습으로 함께 지내는 시간의 모습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두 어머니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줄리 조]
[고은경]
시카고에서 뉴스매거진 박원정입니다.